추천사 | 이해의 빛이 가슴으로 들어오는 순간으로 / 정인경
아영_제가 갖지 못한 것은 제 직관을 믿는 용기였답니다 | 『평행 우주 속의 소녀』
연실_수많은 여성 기술노동자들이 가졌을 의구심을 생각해 봅니다 | 『계획된 불평등』
아영_사물은, 그저 홀로 사물로 존재한 적이 없죠 | 『그것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순간』
연실_‘우리’의 폭이 넓어지면 ‘우리’의 결정도 달라질 것입니다 | 『사이보그가 되다』
아영_로봇을 학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요? |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연실_로봇에게서 인간을 봅니다 | 『R.U.R.』
아영_그 노래는 꼭 넣어야 했을까요? | 『지구의 속삭임』
연실_오죽했으면 역사학자가 픽션을 썼을까요 | 『다가올 역사, 서양 문명의 몰락』
아영_차별은 과학을 약하게 만들어요 |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연실_모든 차별은 닮아있고, 또 연결되어 있지요 | 『인종주의에 물든 과학』
아영_과학의 본질이란, 과학하는 태도란 무엇일까요? | 『탄생의 과학』
연실_우리는 왜 과학을 믿을 수 있을까요? | 『왜 과학을 믿는가?』
아영_단단하고 한결같은 천문학자 이야긴데요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연실_어쩌면 좀 괜찮은 할머니가 될 수 있을지도요 | 『벤 바레스: 어느 트랜스젠더 과학자의 자서전』
아영_내가 아는 세상의 범위를 넓히려고 과학책을 읽어요 | 『뼈가 들려준 이야기』
연실_과학책에서 위로를 받는다면 꽤나 근사하지 않겠어요? | 『핀치의 부리』
아영_그러면 그냥 넘어가면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연실_어른의 삶이 지켜야 할 것을 지켜내는 것이라면요 | 『세계의 끝 씨앗 창고』
[마지막 편지]
연실_우리가 좀 더 사소한 이유로 과학책을 찾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영_너와 나를 이해하기 위한 과학책 읽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공대를 졸업했지만 일터가 실험실은 아닌, ‘범과학기술계’에서 일하며 과학을 읽고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두 동갑내기 여성이 있다. 한 사람은 과학기술학을 연구하고, 다른 한 사람은 과학전문지 기자를 거쳐 콘텐츠를 제작한다. 동갑내기라는 것 외에 두 사람의 공통점이 몇 가지 더 있다. 학창 시절 우유 급식이 반갑지 않았고,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자를 꿈꾸었으며, 과학계의 구조적 모순을 무릅쓰고 과학을 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은 실험실 아닌 다른 곳에서 과학을 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이 과학책을 두고 각자의 삶, 세상과 세계, 그리고 과학을 이야기하는 편지를 주고받았다.
사적이고 다정하되,
깊고 진중히
두 사람이 고른 과학책들은 흔히 이야기하는 ‘필독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빠짐없이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필독서’와 마찬가지로 세상과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과학적 사실과 진리를 밝히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살아온 과정에서 마주한 문제나 관심을 통해 고른 책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실험실이 일터가 아니어도 살면서 과학책을 가까이한 것이 과학을 좋아하는 당사자들에게는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과학책을 우주의 진리나 세계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고민과 관심에 따라 읽을 수 있고, 그래도 된다는 새로운 지평으로 다가온다.
살아온 환경, 경력과 성격 그리고 일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대화는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사려 깊게 이어진다. 공부하는 건물에 남자 화장실은 층마다 있는데 왜 때문인지 여자 화장실은 그렇지 않았던 경험이나 『코스모스』와 『이기적 유전자』를 완독하지 못했다는 은근한 고백에서 맞장구를 치고,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과학계에서 남성은 하지 않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느라 애써야 했던 억울함과 서러움을 떠올리는 대목에서는 서로를 지그시 바라본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삶은 과학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