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래가 누구야?
책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조중래가 누구야?”이다. 대답을 이 이야기로 시작해본다. 2022년에 넷플릭스 드라마 로 58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받은 조현철 배우의 수상 소감이 화제였다.
“아빠가 지금 보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아빠가 조금만 눈을 돌리면 마당 창밖으로 꽃이 보이잖아. 그거 할머니야. 할머니가 거기 있으니까 아빠가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죽음이라는 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냥 단순히 존재 양식의 변화인 거잖아. 작년 한 해 동안 내 첫 장편 영화였던 <너와 나>라는 작품을 찍으면서 나는 분명히 세월호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나는 이들이 분명히 죽은 뒤에도 여기 있다고 믿어. 그러니까 아빠 무서워하지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소란스러운 일들 잘 정리하고 금방 가겠습니다. 편안하게 잘 자고 있으세요. 사랑합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아빠”가 조중래 선생이다. 당시 선생은 몇 년 전 앓았던 암이 재발해 죽음을 앞둔 상태였다.
조중래 선생은 1990년대 중반 최초로 서울시의 가구통행실태조사를 실시함으로써 현재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교통실태조사의 토대를 만들었다. 2000년대 초 자동차의 배출가스를 실증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모델링을 시도했으며, 마지막까지 해외의 교통수요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뛰어넘는 도구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애썼다. 그 이전에는 국내 첫 환경운동단체로 알려진 ‘공해연구회’를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 공해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도록 노력한 환경운동의 선구자 중 한 명이었다.
교통학자 조중래의 마지막 인터뷰
이 책을 기획한 공공교통네트워크와 조중래 선생과의 인연은 2021년 가을 네 차례의 세미나로 시작되었다. 선생은 정부에서 추진하던 GTX 계획이 불확실한 수요 예측 위에 놓여 있으며, 수도권 중심주의라는 잘못된 국토발전 방향을 가지고 있음을 시종일관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부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