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에서 연극으로의 치유
다시 부산 연극의 활성화를 위하여
부산은 예로부터 이미 고유의 독자적인 연희 양식을 계발·보존하여 온 연극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수영야류나 동래야류의 탈놀음 과장이나 동해안에서 남해안으로 이어지는 별신굿 과장들에서 그 단적인 예를 확인할 수 있다. 개화기에는 일본 유학생들에 의해 서구 양식의 신극이 도입되었던 관문으로서 한국 근대연극의 시발지라는 연극사적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1부에서는 오늘날 연극의 현장에서 새삼 되새길 필요가 있는 연극의 원론적 가치들을 조명한 글들을 모았다. 특히 놀이의 미학을 되새겨봄으로써 현대 연극이 회복해야할 연극 고유의 본질과 정신을 밝히고자 하였다.
제 2부는 부산연극제, 부산국제연극제, 밀양공연예술축제와 같은 연극의 현장을 참관한 글들을 모았다. 부분적으로나마 맥락의 유추를 통해 반성적 전망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제 3부에서는 부산의 연극에 대해 현장의 연극인들과 함께 나누었던 대담과 연극인에 대해 그들의 작품에 대해 쓴 글을 보았다. 이성규와 김문홍의 연극적 삶, 이윤택의 문화 게릴라적인 연극 작업, 채희완, 박현절, 이윤주, 김지훈 등 연극인들의 각자의 영역을 함께 정리해보았다.
제 4부에서는 여러 극단의 공연 작품들을 비평한 글들을 모았다. 열악한 환경에도 기어이 막을 올리는 현장의 연극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이 글을 통해서 전하고자 하였다.
15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록을 모은 이 책은 점차 축소되고 취약해지는 부산 연극계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그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곁에서 기록한 아주 귀중한 자료이며 연극을 왜 해야하는지와 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해답을 줄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