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에서 소환한 과거, 현대와 만나다
첨단 기기가 보편화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낡은 기기나 오래된 방식이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재치 있는 이야기로 담아낸 그림책이다. 글을 쓴 피터 애커먼은 극작가이자 배우, TV 프로듀서 겸 작가로, 2002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각본을 쓴 바 있다. 그 외에도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무비 2]의 각본을 쓰는 등 누구보다도 어린이들의 정서를 잘 읽어내고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방법을 아는 작가다.
그는 이번 그림책에서 삼대에 걸친 가족사의 한가운데로 60년은 됐을 법한 낡은 수동 타자기를 소환해낸다. 이로써 단순한 것이 최고의 도구가 될 수 있으며, 도구가 유용하게 사용되기 위해 반드시 첨단기술이 적용돼야 하는 것은 아님을 깨닫게 한다. 이 그림책의 미덕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거나 사라져가는 것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결국 가족사 전체를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린이와 부모 혹은 조부모 세대가 함께 읽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자녀나 손주들에게 지나간 것들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고, 그것이야말로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삼대에 걸친 다인종 가족이 이뤄내는
아름다고 가슴 뭉클한 하모니!
어린이와 부모, 조부모 세대가 꼭 함께 읽어야 하는 책!
이 책의 주인공은 삼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 모두이다. 더구나 다인종으로 구성된 가족이다. 다문화 사회에 사는 우리로서도 낯설지 않은 모습이며, 어린이들에게 문화의 다양성 혹은 낯선 문화와 공존하는 법을 깨닫게 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 페넬로페 가족의 역사는 책 전체를 아우르는 커다란 흐름이다. 멋쟁이 커리어우먼이었던 펄은 어느덧 뚱뚱한 할머니가 되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잔디에 물을 주고, 문학가 기질을 타고난 그녀의 딸 페넬로페는 네 명의 아이를 키우는 주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