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속으로 쏙!
환상적이고 유쾌한 하수도 탐험 이야기!
《내 똥을 따라가면?》은 하수 처리 과정을 충실하게 담았지만, 설명 위주의 딱딱한 지식 그림책과는 거리가 멀다. 전체를 이끌어 가는 이야기의 큰 줄기는 몸이 작아지는 마법 약을 먹고 아이와 아빠가 하수도 탐험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탐험을 시작하는 첫 관문이 똥과 오줌을 따라 변기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라니, 웃음이 터짐과 동시에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하수도 탐험을 마친 아이와 아빠의 결말 또한 재미있다. “즐거웠어요, 아빠. 그런데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요?” 하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아, 그건 생각도 못 했네…….” 하며 당황하는 아빠의 모습은 하수 처리 과정을 척척 설명하던 모습과 대비를 이루며 친근하면서도 엉뚱한 매력까지 발산한다. 이 부자가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을지 궁금하다면 뒤표지를 보며 상상의 날개를 펼쳐 보길 바란다.
따뜻한 색감, 귀여운 그림으로 그려 낸 상상의 세계!
그 속에서 표현된 정확한 정보!
어른이 하수도의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지저분하고 음침한 느낌부터 들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그린 가와치 렌 작가는 아이가 어릴 적에 거리를 지나가다 맨홀을 발견하면 설레는 마음으로 바닥에 납작 엎드려 물 흐르는 소리를 들었던 마음을 담아 오줌과 똥이 흘러가는 세계를 즐겁게 표현했다고 한다. 밝고 산뜻한 색감과 귀여운 캐릭터 그림은 독자로 하여금 하수도 세계에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림 속에 부여된 환상성은 《내 똥을 따라가면?》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 요소이다. 아이가 사는 땅 위의 집과 동네는 현실의 모습이지만, 아이의 상상 속 땅속 세계는 두더지, 보물 상자, 공룡 뼈 화석 등 재미있는 것이 가득하다. 마법 약을 먹고 작아진 몸으로 마주한 하수도 세계에서 똥이나 미생물은 눈코입이 달린, 의인화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에서는 정확하게 표현했는데, 하수 처리장의 여러 장치와 생물 반응조에서 물의 처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