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투쟁의 역사로 다시 보는 ‘오늘’
왜 노동계급인가, 왜 역사인가?
노예제가 폐지되고, 주말이 생기고, 제국주의가 붕괴한 오늘의 세계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저항과 반란이 있었을까? 우리의 ‘오늘’은 억압당하고 착취당한 이들이 그에 굴하지 않고 더 나은 세계를 꿈꾸며 부당함에 맞서 투쟁한 결과이기도 하다. 과거의 오늘, 누군가는 노예제에 맞섰고, 임금인상을 주장하거나 임금차별 철폐를 외쳤고, 식민 지배의 종식을, 민주주의를, 아동노동 금지를, 노동현장에서의 안전을, 고용안정을, 삶의 질 향상을, 복지국가를, 흑인/성소수자/장애인/여성에 대한 차별 금지를, 하루 8시간 노동과 휴일 보장을 말했다.
《노동계급 세계사》는 세계 곳곳에서 존재한 바로 그런 순간들의 ‘역사적 오늘’로 1년을 채운 책이다. 주류 역사에서 사라진 순간들이, 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건들이 날마다 끊임없이 이어진다. 세계 최초의 파업으로 기록된 기원전 1157년(10월 13일 이집트부터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다시 등장한 2020년(5월 25일 미국까지, 세인트키츠와 네비스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구 5만여 명의 국가 세인트키츠 네비스에서 저 멀리 우주정거장에 이르기까지, 언제든 어디서든 누군가는 투쟁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이러한 역사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의 저자이자 2014년 설립된 국제적 노동자·활동가 단체 워킹클래스히스토리는 누구나 공유하는 투쟁에 관한 지식과 연대의 문화가 많은 곳에서 사라진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진 노동계급 투쟁을 다루는 많은 글이 있지만, 대다수 사람은 그런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없다. 그 글들은 대개 먼지 쌓인 문서보관소에 묻혀 있거나, 온라인 결제의 장벽 너머에 있거나,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되어 있더라도 난해하기 짝이 없는 학술적·정치적 전문용어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23쪽
또한 노동계급은 노동자와 실업자, 서로 경쟁하는 각기 다른 기업, 젠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