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와 사랑의 여신 자청비
공들여 낳은 딸아기씨
버들잎 띄워 물바가지 건네니
허벅에 붓대를 걸쳐 두고
삼 년 쌓인 것이 글공부뿐이랴
게으른 정수남아 정 없는 정수남아
문도령 놀던 곳이 어디더냐
비단 같은 상전님 손이나 잡아 보자
서러운 정수남아, 봄잠에서 깨어나라
넓은 세상처니에 내 갈 곳은 어디인가
박씨 같은 맨발로 칼선다리 올라서니
그 술에는 독이 들었습니다
나는 씨를 고를 테니 너는 밭을 갈아라
해설 | 너른 세상을 가슴에 품은 사랑의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