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문
뚜벅뚜벅 걷자, 문학 속으로 역사 속으로
〈경상권〉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는 절정의 시학 -안동 〈이육사문학관〉 / 남쪽 먼 포구의 생명의 시인을 찾아서 -통영·거제 〈청마문학관〉과 〈청마기념관〉
/ 역사와 현실 앞에서 전통과 순수를 노래한 민족시인 _영양 〈지훈문학관〉 /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 천년의 바람 맞으며 고향 바다에서 시를 쓰다 -삼천포 〈박재삼문학관〉
〈전라권〉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리는 남도의 시인 -강진 〈시문학파기념관〉 / 자연과 인간과 역사의 유토피아를 노래한 목가 시인 -부안 〈석정문학관〉
/ 역사와 생명의 길을 따라 걸어간 ‘국토’의 시인 -곡성〈조태일시문학기념관〉
〈충청권〉
순수한 자연과 미적 언어의 세계를 탐구한 ‘향수’의 시인 -옥천 〈정지용문학관〉 / 식민지 근대를 넘어 사회주의 건설을 노래한 아방가르드 -보은 〈오장환문학관〉
/ 식민지 모순에 맞서는 사회주의 독립운동과 문학적 실천 -당진 〈심훈기념관〉 / ‘대지’의 상상력과 ‘금강’의 정신을 노래한 아나키스트 -부여 〈신동엽문학관〉
〈서울 경기권〉
식민지시대 동아시아의 역사와 내면의 상처 -종로구 〈윤동주문학관〉 / 온몸으로 시를 써 내려간 자유의 초상 -도봉구 〈김수영문학관〉
/ 자연과 인간과 신의 통합을 지향하는 시적 여정 -안성 〈박두진문학관〉 / 죽음과 더불어 살아온 시간 그리고 시 -광명 〈기형도문학관〉
아름다운 시를 읽으며 떠나는 ‘시문학관 기행’
좋아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시를 읽으며 떠나는 ‘시문학관 여행’, 생각만 해도 즐겁다.
이 책은 지은이가 전국의 시문학관 16곳을 찾아, 시인의 삶과 역사를 ‘조금 진지하게’
들여다본 답사기이다. 경상권, 전라권, 충청권, 서울·경기권으로 크게 나누어 각 지역의
문학관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시인의 고향에 주로 세워진 문학관에 가면, 시인을 키워낸 자연과 그곳 사람들의 성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시인이 밤을 새워 잉태한 육필 원고와 자료들을 읽다 보면 그의 마음의 결들, 고통, 환희가 절로 가슴에 스민다.
나아가 이 책은 시인이 활동하던 당시의 역사와 문화,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 문학사적인 면에서 시인과 그의 작품이 갖는 위상까지 짚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이 절로 넓어질 것이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늘 문학에 목마른, 혹은 아름다운 시어를 오랜만에 소리내어 읽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한국 현대시를 독자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하상일 교수가
4년여 간 문학관을 직접 답사하여 썼다.
뚜벅뚜벅 걷자, 문학 속으로 역사 속으로
이육사라는 시인을 생각할 때마다 언제나 떠오르는 시가 바로 「광야」이다.
이 시는 그가 마지막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북경으로 압송되는 도중에
차 안에서 썼던 작품이다.
그의 생애에서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었던 유언을 담은 시가 아니었을까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저려온다. 죽음의 순간을 직감한 시인이 진정으로 외치고 싶었던
마지막 절규가, 이 시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_ 이육사 편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은 시가 형성되고 성장하는 원체험적 장소로, 시인들의 초기 시는 대부분 이러한 고향을 내면화하고 있다. 유년과 청년 시절을 보낸 고향에서의 경험과 그 시절을 함께한 여러 문인들과의 교류는, 한 사람의 시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