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서장|
탈냉전 30년의 위기: 다시, E. H. 카를 읽는 시간
|제1부|
트럼프 현상 위치 지우기: 역사ㆍ사상ㆍ구조
제1장 잭슨주의 포퓰리즘의 귀환
제2장 미국 정치에서 반제국 전통의 계보와 트럼프 독트린
제3장 닉슨과 트럼프: 패권 하강기의 이단적 대통령들
|제2부|
트럼프 시대: 대공위기의 개시
제4장 예외주의의 위기: 트럼프 시대 미국 패권의 영혼 타락
제5장 탈근대 네트워크 주권에서 근대 완전 주권으로의 퇴보
제6장 탈단극 시대 동아시아 지역 아키텍처의 퇴행
|제3부|
바이든 시대: 역사의 변곡점?
제7장 현대 미국의 정체성 서사 경쟁
제8장 탈자유주의적 다극체제의 예고: 코로나 국면에서 미국 외교와 세계 변동
|결장|
포스트-우크라이나전쟁 시대 세계질서의 향방
에필로그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총서 ‘知의회랑’을 총목록
이 책의 배경
공산 진영 소멸과 걸프전 완승 이후를 풍미한 승리주의적 분위기 속에서 평화와 번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각종 이론이 세기 전환기에 범람했었다. 미국 유일 패권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와 지구화로 통합된 세계에서 강대국 간의 전쟁은 사라질 것이라는 예언이 넘쳐나고, 아직도 현실주의자가 존재하느냐란 식의 조롱기 섞인 비판마저도 등장했다. 1990년대 대표적 시대정신으로서 “역사의 종언론”이 잘 예시해주듯이 당대의 행복하고 낙관적인 시간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며, 나머지 세계가 점점 더 미국을 닮고자 열망하고 그렇게 변화할 것이라는 역사철학적 가정이 이 담론들에 (부당 전제되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전 지구적 시대 전환(global Zeitenwende”을 목도하고 있다. 이 거시 변동의 밑바탕에는 미국 패권 시대의 종료, 이른바 단극체제의 종식이라는 극성(polarity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탈냉전 시기의 미국 주도 국제 시스템이 중국ㆍ러시아 등과의 강대국 전략 경쟁체제로 대체됨에 따라 팍스아메리카나 자유세계질서의 거대한 요동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이 같은 거시 변화가 단극시대 미국의 자유(승리주의적 프로젝트가 야기한 과잉 팽창의 결과임을, 마치 냉전기 소련의 운명처럼 미국 역시 자중(自重에 의한 내파(implosion 과정을 겪고 있음을 짚어낸다.
미 패권의 하강기, 세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그리고 대한민국은 어떤 진로를 개척해나가야 하는가.
이 책의 서사
―다시, E. H. 카를 읽는 시간
책 전체의 이론적 준거를 소개하는 서장에서는 『20년의 위기』의 문제의식을 구체적으로 되짚은 후, 이에 비추어 실제 오늘날 지정학 영역의 위기가 어떤 형태로 심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를 통해 이 시대 인류가 직면한 근본적 질문, 즉 현재의 세계사적 국면이 과연 전간기(戰間期, interwar period 20년에 버금가는 혼돈 상태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긴장일 뿐 자유주의 질서는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