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평화의 잠
네 앞에 서면
달도 없는 밤에
나는 천사를 믿지 않지만
강물
검은 숲
봄날은 간다
유리걸식流離乞食
복권
머나먼 집
신도림에서의 담배 한 대
슬픈 여인숙
희생
밤과 나무
생명의 양식
사랑, 기어온다
레스터 스퀘어
낙타 한 마리
2.
성자를 찾아서
필릴리 필릴리 필릴리이
정원사
세상은 날 보고
바람은 나의 어머니
탁발
가볍고 낭만적으로
고기 잡는 아버지
새우처럼
고마워요
대칭 또는 오만
위로
물들다
한심한 청춘아
티눈
하이드 파크Hyde park
슬픔이
내게 강 같은
나무들의 산책
3.
숲으로의 여행
돌이 나무에게, 나무가 돌에게
너무 빨리 크는 나무
물방울 십자가
물에 대한 추억
마심이 언니
우리 이모, 부잣집에 태어나러 가네
경험 많은 기사
여행가旅行家
광장들
가시
피어라 개망초
거울
진공
그의 살색은 연한 밀크초콜릿 색이었다
물이 되어 흐른 사내
먼 송내松內 1991
4.
떠나는 어린 나무
내 일생의 동화
그리운 나라에서는
지팡이 아버지
고개넘이 아리랑
밥과 꿈
1호선 아버지
아들의 머리, 5월
가랑비, 이슬비
호박 아리랑
사물의 꿈
봄비
안개마을 사람들
어머니, 삼층에서
엄마는 내게 담배를 끊으라고
미아보호소
망태
겨울가족
출판사 서평
“사는 것이 억울해서 시를 썼다”
따뜻한 에세이로 젊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조병준 시인이 첫 시집을 냈다. 15년 전인 1992년 《세계의 문학》에 〈평화의 잠〉 등의 시로 등단한 이래 거의? 발표를 하지 않고 묵묵히 시를 써온 그는 이번 시집에 등단 이후부터 최근까지 쓴 시 가운데 72편을 선별하여 묶었다. “엄마가 걸레질하고 밥하며 부르던 노래 같은 시를 쓰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하나같이 편안하고 따뜻하면서도 오래 우려낸 듯 깊은 맛이 느껴진다.
“등단만 해놓고 15년이 지나도록 발...
“사는 것이 억울해서 시를 썼다”
따뜻한 에세이로 젊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조병준 시인이 첫 시집을 냈다. 15년 전인 1992년 《세계의 문학》에 〈평화의 잠〉 등의 시로 등단한 이래 거의 발표를 하지 않고 묵묵히 시를 써온 그는 이번 시집에 등단 이후부터 최근까지 쓴 시 가운데 72편을 선별하여 묶었다. “엄마가 걸레질하고 밥하며 부르던 노래 같은 시를 쓰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하나같이 편안하고 따뜻하면서도 오래 우려낸 듯 깊은 맛이 느껴진다.
“등단만 해놓고 15년이 지나도록 발표는 거의 없었죠. 사실은 밥벌이 글 쓰느라고 시에 매달리지도 못했어요. 그렇게 시와 격리되어 살면서도 악착같이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갖다 붙였어요. 억지 부린 거죠.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시는 내 글이 시작된 근원이니까요.”
이렇듯 시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면서도 번역을 하고, 에세이를 쓰고, 여행을 하고, 자원 봉사를 하는 등 오랜 외도(?를 하며 살아온 그는 첫 시집을 출간하게 된 심정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감정의 만다라”라는 말로, 또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등단 무렵 누가 왜 시를 쓰느냐고 묻는 말에, “사는 게 억울해서” 쓴다고 했다는 그는, “억울한데, 억울하니까, 뭔가 세상에 대해 궁시렁궁시렁이라도 해야 살 수 있는데,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