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내가 포기한 것
1부.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몸이 아플 때
죽을 고비
마이너의 힘
좋아한다는 것
복수초 깽깽이풀 옆에서
정원에서의 일
인생의 성공
좌우명
팔십 나이에
이 밝은 햇빛 속으로
행복한지 물었다
애창곡
강경
송방
자존감과 자존심
소년이여 조그만 꿈을 가져라
그대에게 별이 있는가
희망 없이는 못 산다
2부. 인연을 좋아하기 때문에
등걸 없는 나무가 어디 있느냐
쇠고기 두 근
궁둥이
박목월 선생
명주가 찾아온 날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집
어떤 연하장
삼인행
반세기를 뛰어넘은 우정
충과 서
숙명
말실수
천성 난개
하나가 없다
3부. 세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간은 개구리가 아니다
연꽃밭
눈물에 관하여
됐시유
꼰대와 라떼
‘틀리다’와 ‘다르다’
나이 든 사람
이미 심상치 않다
민들레와 꿀벌
인간화 시대
큰일 났다
빨라도 너무 빠르다
거리두기
제민천 물고기
맛집
타인인지 감수성
환대하는 마음
멈출 때가 되면 멈출 줄 알아야
행복을 유예하지 말자
4부.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늙은 시인
두 번은 없다
바로 그것이 되도록
첫 시집
풀꽃 이름
봄은 혼자 오지 않는다
선순환
내가 싫어하는 말들
글씨 쓰는 즐거움
고서점
실험적 삶의 기록
소월 시인
세상을 떠난 뒤
네 말대로 되리라
큰 뜻
톨스토이에게 배우다
꿀벌의 이유
독백
닫는 글. 뒷모습을 사랑하자
작고 낮고 연약한 것을 보듬는 시인, 나태주 에세이 결정판
삶이 고운 쪽으로 흘러가길 바라는 모두를 위한 책
1.
‘나태주’라는 한 시인이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그의 시 〈풀꽃〉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애송시다. 그는 시집, 산문집, 동화집 등 190편이 넘는 책을 출간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강연하며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매일 죽음을 곁에 두고 ‘유언 같은 시’를 써내려가며 ‘유명한 시인이 아니라 유용한 시인’이 되길 꿈꾼다. 단 하루도 시인이 아닌 자신을 생각해본 적 없는 서정시의 거장, 우리는 그를 ‘풀꽃 시인’이자 ‘국민 시인’이라 부른다.
‘나태주’라는 한 사람이 있다. 빈 뜰에 꽃밭을 만들고 꽃을 심어 가꾸면서 생명을 아낀다(〈정원에서의 일〉 〈풀꽃 이름〉 등. 나이 든 몸이지만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 돌며 개울을 들여다본다(〈제민천 물고기〉 〈이 밝은 햇빛 속으로〉 등. 보통의 사람처럼 우울하고 적막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차게 살아간다(〈복수초 깽깽이풀 옆에서〉 〈독백〉 등. 아픈 나를 위해 흰죽과 조기찌개를 밥상에 올려준 아내에게 고마워하고(〈죽을 고비〉, 문학관을 찾아온 손님들의 고달픈 이야기에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골똘히 생각한다(〈행복한지 물었다〉〈봄은 혼자 오지 않는다〉 등.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지상을 지옥으로 만들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 우리는 그를 알아갈수록 좋은 사람이 살아가는 면모를 떠올린다.
그런‘천생 시인’ 나태주 시인이 ‘배안엣나이’ 여든을 기념한 산문집 《좋아하기 때문에》를 출간한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후 시력(詩歷 54년이 깃든 책이다. 시인을 꿈꾸던 소년 시절, 43년간 아이들과 더불어 살던 시절, 정년 퇴임을 앞두고 급성 췌장암으로 투병했던 시절, 이윽고 기적적으로 회복해 “자기 자신에게 좀 더 친절하자.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자(64쪽 “울고 싶은 일이 있으면 참지 말고 울어라. 눈물 또한 흘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