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가족들에게 남기고 간 수수께끼 하나,
“할아버지가 가장 사랑했던 손주는 누구였을까?”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은 그 어떤 사랑보다 넓고 깊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는 내가 잘나거나 부족하거나 상관없이, 그 어떤 조건 없이 가장 귀하고 사랑스러운 손주일 테니까요.
아인이와 아영이, 민제도 그랬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던 귀여운 손주였지요.
그러나 모두에게나 이별의 순간이 있듯,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말았어요. 가족들은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지냈어요.
그리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첫 제사, 온 가족이 모여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언니, 그거 알아? 할아버지가 가장 사랑한 손주는 나였다?”
아인이가 입을 떼자, 아영이와 민제는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어요. 민제는 급기야 울음을 터뜨렸어요.
민제의 울음소리에 달려온 어른들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웃음이 터졌어요.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했던 그 말을, 모두 어릴 적부터 듣고 자랐거든요.
과연 할아버지의 마음속 1순위, 할아버지가 가장 사랑했던 손주는 누구였을까요?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남기고 간 수수께끼를 풀기 시작했어요.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다시 한번 깨닫는 가족의 넓고 깊은 사랑
아영이는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던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꺼내 놓았어요. 엄마의 돼지 저금통에서 몰래 돈을 빼 쓰고 무척 혼났던 날, 할아버지가 짜장면을 사 주었던 추억이었어요. 그리고 “네가 어떤 잘못을 해도 세상에서 너를 가장 사랑한단다.”라는 할아버지의 말은 아인이의 죄책감과 속상함을 보드랍게 어루만져 주었었지요.
민제는 큰할아버지 손주와 크게 다퉜던 날, 도리어 할아버지가 큰할아버지와 크게 싸웠던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언제든 민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던 할아버지와의 추억은 민제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자양분이었어요. “져도 괜찮아. 그래도 할아버지는 너를 가장 사랑한단다.”라는 말은 민제의 마음에 단단한 씨앗으로 심어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