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은이의 말 이어령 선생을 떠올리며 004
들어가는 말 여정을 시작하며 008
1부│위대한 한국인 얼굴의 대장정
# 피부색이라는 오래된 농담 017
# 민낯에는 색깔이 없기에 022
# 아웃 오브 아프리카 023
# 나그네가 된 원숭이 027
# 킵초게의 조상들 031
# 인류의 조상이 네발 대신 두발 보행을 택한 이유 033
# 인류, 최초의 이주자 037
# 남방계 몽골리안 이야기 040
# 북방계 몽골리안 이야기 042
# 최초의 원시 농경과 한반도의 쌀 농사 045
# 추위를 이겨낸 한국인의 얼굴 048
# 유전학에서 보는 한국인 얼굴 050
# 세계에서 눈이 가장 작고 털이 없기로 1등 민족 057
# 바이칼호에 살던 신(新몽골로이드 059
# 경주 신라 고분과 시베리아 ‘스키타이’ 063
2부│인간의 얼굴은 문화의 얼굴
# 유전적 얼굴이 아닌 문화의 얼굴 071
# 이름으로서의 얼굴 073
# 한국인의 얼굴 - 울음 076
# 한국인의 얼굴 - 무표정의 모럴 080
# 얼굴의 문화적 삭제 082
# 종교에서의 얼굴 090
# 한국인의 짙은 화장 092
# 폼페이 부부의 초상화 094
# 한국인, 경쟁력은 약하나 생존력은 강해 098
3부│미소로 본 한국인의 얼굴
# 얼굴박물관에서 만난 얼굴들 105
# 한국인의 얼굴 - 꾸밈없이 그리기
# 한국인의 얼굴 - 선사(先史의 미소 112
# 한국인의 얼굴 - 불상의 미소 115
# 한국인의 얼굴 - 천년의 미소 121
# 한국인의 얼굴 - 탈의 미소 125
# 한국인의 얼굴 - 장승의 미소 127
4부│한국 미인의 얼굴
# 한국인의 얼굴 - 미인 137
# 한국인의 얼굴 - 문헌에 등장하는 미인들 146
# 고전문학이 이야기하는 미의 기준 152
# 한국인의 얼굴 - 또다른 미인의 조건들 156
5부│아름다워지려는 욕망과 모험 유전자
# 가면과 이모티콘 163
지구에서 가장 깊고 맑은 호수, 그곳에 갇힌 고대 인류의 정체는?
혹한의 추위로 조각된 한국인의 눈에서 세계를 횡단한 모험가의 유전자를 읽다
바이칼호.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담수호인 이곳은 오래전 아프리카에서 미지의 바깥 세계로 담대한 여정을 떠났던 일군의 현생인류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이다. 이 인근 시베리아 지역에서 고립된 인류집단이 있었고, 그들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 인체의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생존투쟁을 시작했다. 이 적응의 결과, 이들은 시간이 흘러 보온에 적합한 외양, 즉 작은 눈, 적은 체모, 뭉툭한 코, 두꺼운 허리와 작은 손발 등을 갖게 되었다. 이 집단의 일부는 얼어붙은 베링해협을 건너가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이, 다른 일부는 남하하여 동아시아인의 조상이 되었다.
물론 이것은 큰 틀을 설명한 것이며, 남아시아 해안을 타고 북상한 사람들도 동북아시아인들에게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동북아시아인의 유전자풀에 어떤 쪽이 더 주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지금 이 시점까지도 의견이 무척 분분하나, 저자인 이어령 선생은 시베리아 가설을 택한다. 어쨌든 동아시아인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지는 한국인 외양의 ‘동아시아성’은 전연 나쁘게 볼 것은 아니다. 애초에 사람이 피부색이나 콧대가 어떻게 생긴들, 그 생물학적 차이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종이라는 익숙한 개념도 사실 유럽인들이 발명해 낸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따지자면 오히려 여러 한국인의 얼굴은 혹한의 추위까지 뚫어내고 ‘생존’에 성공한, 일종의 인류적 ‘훈장’이다. 그것은 3킬로미터 이상은 걸을 엄두도 못 내는 다른 유인원들과는 달리, ‘나그네 원숭이’가 되어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시베리아의 동토까지의 수만 킬로미터를 주파한 ‘모험 유전자’의 증거다. 인류라는 캐릭터를 이보다 더 잘 상징하는 아이템이 있을까.
케이팝 아이돌들이 전지구적 인기를 누리고, 성형으로 한국인 같은 외모를 갖겠다는 서양인이 나오는 세상에서 정작 한국인들이 여전히 서구적 눈, 코를 원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