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파란숭이가 대체 누구냐고요?”
조심은 해야 하지만, 누군지는 모른다?
수군수군 마을 사람들을 하나같이 입을 모아 경고했어요. “파란숭이를 조심해!” 꼬마 탐정은 파란숭이의 정체가 몹시 궁금했어요. 얼마나 위험한 존재이기에 모두가 두려워하는지 말이에요. 꼬마 탐정은 파란숭이에 대해 알아보기로 마음먹었지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보니 파란숭이는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괴물 그 자체였어요!
그런데 꼬마 탐정은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묘한 답답함을 느꼈어요. 분명 파란숭이가 ‘누구’냐고 물었는데, 마을 사람들 중에 파란숭이가 누구인지 콕 집어 말해 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거든요. 죄다 파란숭이의 생김새를 설명하거나 파란숭이가 했다는 무시무시한 짓을 토로할 뿐이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정말 파란숭이를 알고 있는 걸까요? 아니, 본 적은 있는 걸까요?
“그렇게 끔찍한 건 여태껏 본 적이 없어!”
진실을 뒤흔드는 ‘두려움’
사실 꼬마 탐정이 마을 곳곳을 수소문할 때, 파란숭이는 줄곧 마을 사람들 가까이에 있었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파란숭이를 조심하라고 말하면서도 근처에 있는 파란숭이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요. 이것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마을 사람들이 파란숭이에게 안 좋은 일을 직접 당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에게 피해를 준 무시무시한 파란숭이를 몰라볼 리가 없잖아요.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은 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파란숭이가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다닌다고 말했을까요?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요. 막연한 두려움은 흉흉한 소문을 만들고, 나쁜 소문일수록 빠르게 퍼져 나가지요. 그리고 그 소문이 사실인 양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되면, 소문 속 주인공을 향한 편견은 자연스레 사람들의 마음속에 피어나게 되어요. 수군수군 마을 사람들은 낯선 이웃에 대한 두려움과 적대심이 있었고, 그 결과 파란숭이는 실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