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산재 1위 기업, 도로 위 배달공장에 로그인하기
1장 초보, 사고의 흔적을 몸에 새기다
첫 사고의 추억, 콜라가 피처럼 흐르다
초보 라이더가 시동을 켜기까지
두렵기만 했던 생애 첫 산재 신청
배달기업의 공장, 도로
‘주의’ 표지판이 없는 공장에서 안전하게 일하려면
2장 도로 위의 생존 게임?전투 콜
총알택시와 총알배송이 만날 때
진화 혹은 퇴화, 끊임없이 변하는 배달산업의 3가지 형태
면허 없어도 OK, 동네배달대행사 입사하기
뼈가 부러져도 다시 오토바이에 오르는 이유
앱에 접속하는 순간, 전투가 시작된다
안전교육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
3장 AI 사장님이 라이더를 관리하는 방법
혁신의 아이콘 플랫폼산업, 사고 현장이 되다
라이더로 접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 5분
치타와 번쩍 배달의 비법, 초보 라이더
AI가 관리자를 대체한다
라이더를 위한 플랫폼은 없다: 플랫폼별 AI 알고리즘과 배달료
알고리즘은 왜 모르고리즘이 됐을까
알고리즘이 설계한 도박판, 배달료
프로그램이 인간을 활용한다
손님을 관리자로 만드는 AI의 실시간 감시
배달은 앱 속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도시 위의 거대한 컨베이어벨트를 시찰하다
배달플랫폼의 밸런스 게임: AI에 순응하고 임금 적게 받기 vs. AI에 저항하다가 잘리기
날씨에 따라 변하는 작업장과 AI, 그리고 안전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에서 “우리는 데이터가 아니다”로
4장 갑질 사건이 아니라 산재입니다
언론이 주목하는 사고, 언론이 외면하는 사고
화물용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는 일들
마음 위에서 벌어진 사고
라이더에게 헬멧만큼 블랙박스가 절실한 이유
화장실 하나 둘 곳 없는, 모두가 비운 자리
5장 배달공장의 혁신을 위한 5가지 제안
라이더를 위험으로 모는 5가지
고용 형태와 임금체계가 오토바이 속도계를 조절한다
문제는 법이 아니라 상상력: 라이더를 위한 최저임금제도
플랫폼산업의 진짜 ‘혁신’을
난폭운전을 할 줄도 모르는 초보 라이더들이 왜 사고를 낼까?
“보나마나 신호위반 했을 텐데 죽어도 할 말 없다” “내 앞에서 얼쩡거렸으면 밀어버릴 텐데”. ‘오토바이 라이더 사망’ 사고 기사에 흔히 달리는 댓글들이다. 배달라이더를 비하하는 은어인 ‘딸배’라는 조롱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라이더들의 사고가 정말 라이더만의 문제일까? 플랫폼기업이 일부러 준법정신이 부족한 사람들을 라이더로 선별하기라도 하는 걸까? 그럴 리도 없을뿐더러 사고가 나면 다치고 죽는 건 라이더 본인인데,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신호를 위반하고 난폭운전을 하는 데는 개인의 윤리를 넘어선 구조의 문제가 있지 않을까?
사실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야말로 배달플랫폼의 구조적 모순이 집약된 지점이다. 대부분은 난폭운전과 신호위반이 ‘배달 사고’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에서는 난폭운전을 할 줄도 모르는 초보 라이더들이 많은 사고를 겪는다. 서울시가 2021년 라이더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사고 경험이 있는 764명 중 400명이 1년 미만 종사자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근로복지공단 조사를 봐도 2016~2018년 총 27명의 청년이 배달 중에 사망했는데, 이 중 3명이 첫 출근날, 3명은 이튿날, 6명은 보름 안에 사망했다.
저자도 초보 라이더 시절 사고를 몇 차례 당했는데, 이는 미숙함에서 비롯했다. 우선 라이더들 스스로가 작업장인 도로를 잘 모른다. 도로는 공장과 달리 ‘주의’ 표지판이나 ‘경고’ 스티커가 없을뿐더러 계절과 날씨, 교통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미숙한 초보 라이더들이 미리 위험을 인식하고, 피할 수 없다. 작업 도구인 오토바이를 능숙하게 다룰 줄 몰라서 생기는 사고도 있다. 오토바이를 어설프게 주차했다가 오토바이가 쓰러져서, 양쪽 브레이크를 갑자기 잡으면 넘어진다는 걸 몰라서 사고가 발생한다.
배달료가 도박판이 될 때, 배달노동은 사고가 된다
그러나 단순히 라이더의 안전교육을 강화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