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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날씨부터 동그라미 - 천천히 읽는 짧은 소설 4
저자 최영희
출판사 낮은산
출판일 2023-06-20
정가 10,000원
ISBN 979115525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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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짧은 소설’ 시리즈

짧은 소설을 천천히 읽는다
나와 세상을 새롭게 만난다

‘천천히 읽는 짧은 소설’은 짧은 소설 한 편을 그림과 함께 천천히 읽으며 이야기의 재미를 오롯이 느껴 보는 낮은산의 새로운 문학 시리즈다. 네 번째 이야기는 최영희 작가의 단편 소설 『날씨부터 동그라미』다. 이 이야기는 일기가 지켜본 한동미의 성장담이자 개별우주의 기록이다. 어느 여름날, 일기는 동미와 처음 만난다. 여덟 살 동미가 개학을 불과 사나흘 앞두고 일기장을 펼친 것이다. 방학 일기 몰아 쓰기의 첫 번째 난관은 날씨 그림이다. 몇 주 전 날씨가 어땠는지, 그날의 날씨에 표시를 하는 건 어떤 의미인지, 동미는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그 대신 일기장에 그려진 여섯 가지 날씨 그림으로만 표현되는 세계를 열어젖히기로 한다. 동미가 살아가는 실제 세상, 즉 보편우주의 날씨가 어떻든 동미의 세계에서는 여섯 가지 날씨가 하루하루 공평하게 반복된다. 그렇게 날씨부터 동그라미 치는 것으로 동미의 개별우주가 시작된다.

개별우주와 보편우주의
엇박자에 관한 이야기

외롭고 심심한 시골에서 동미는 ‘실제로 그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점은 염두에 두지 않고 일기장을 채워 나간다. 엄마 아빠와 떨어져 할머니 집에 보내져도, 할머니 할아버지만 있는 시골에서 외롭고 심심하게 지내도, 동미의 개별우주에서는 엄마랑 숨바꼭질을 하다가 나무 구멍 속에서 잠들고, 아빠가 데려온 고라니를 동생 삼아 키운다. 온갖 재미난 일이 펼쳐졌다가 아무 일 없이 사라지는 세계가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눈이 펑펑 오는 여름날, 마침내 차에 치여 죽는다. 개별우주에서 한동미는 여러 번 다른 이유로 죽어 본다. 그렇게 하나의 세계가 종말하면, 다음 날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진다.

일기는 ‘나는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로 끝이 났다. 그림일기 속 죽음이란 동미의 상상이 열어젖힌 개별우주와의 작별 인사였다. 오늘의 삶과 이야기는 언제든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을, 여덟 살 동미는 알고 있었다. -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