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들에게
들어가며: ‘파괴된 말’에 분개하다
‘증오’를 담은 말과 맞닥뜨리는 장소/ ‘담보’로서의 무게가 없는 언어/ 요약할 수 없는 ‘혼’과 같은 것
- 제1화: 미치는 게 정상
입을 다물게 만드는 압력/ 맞서기 위한 말
- 제2화: 격려를 포기하지 않기
‘격려하는 말’이 없다는 어려운 문제/ 한센병 요양소를 겪은 사람
- 제3화: 사전에는 없는, ‘희대’라는 말의 태도
노진구의 어머니와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기대’는 왜 무거울까?/ 독특한 정신과 병원의 획기적인 도전/ 보답을 바라지 않기
- 제4화: 마이너스 감정을 처리하는 비용
다양성이란 무엇일까?/ ‘여성의 고통’에 언어를 부여한 사람
- 제5화: ‘지역’에서 살고 싶다는 뜻이 아니야
전설의 운동가와 푸른잔디회/ 장애인은 ‘이웃’에서 살고 싶다/ 공생을 가로막는 벽은 바로 곁에 있다
- 제6화: 장애인 시설 살상 사건이 망가뜨린 것
이 사건은 ‘누구’의 문제인가/ ‘사는 의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과거에 울린 경종을 잊지 않기
- 제7화: 나라를 위한 쓸모가 없었던 사람
‘전쟁에 갈 수 없다’는 것이 두려웠다/ 병에 걸려서 면목이 없는 사람/ ‘강제’가 없다는 두려움
- 제8화: 책임의 ‘층’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미나마타병과 싸우다/ 처참한 사건의 ‘책임’을 지는 방식
- 제9화: 분위기에 지워지는 목소리
권리에 둔감해지면 차별에도 둔감해진다/ 여성들의 장애인 운동/ 여성들의 목소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 제10화: 선을 지키는 말
인권이 스며들기 어려운 사회/ 고발 운동에서 엿보는 ‘절대로 침해해서는 안 되는 선’/ ‘당연한’ 것이 없다는 두려움
- 제11화: 마음의 병의 ‘애당초론’
‘애당초론’이 기능하지 않는 사회는 숨막힌다/ ‘고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장소/ 힐링 붐에서 느끼는 불편함
- 제12화: 살아 있다는 느낌이 죽어갈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일/ 돌봄 현장
“나는 지금 맹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
어떤 기분 나쁜 말들이 넘쳐흐르는 것에 대해.”
언어에는 ‘내리쌓이는’ 성질이 있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은 개인과 사회 안에 내리쌓인다. 그러한 언어가 축적되어 우리가 지닌 가치관의 기반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선 뒤로 혐오ㆍ모멸ㆍ폭력ㆍ차별에 가담하는 말들이 유난히 눈에 띄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만 들여다봐도 몰이해한 발언과 배려 없는 말은 물론, ‘증오 표현’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인의 일상으로 깊이 파고든 소셜 미디어는 민간 서비스뿐 아니라 공공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도 필수적이 되어 이제 생활 인프라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일상적인 공간에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침묵하게 하며 사는 일을 ‘편안하게도’ ‘즐겁게도’ 하지 않는 말들이 넘쳐흐른다. 특정한 사람들의 존엄을 손상하는 언어가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을 방치해도 괜찮을까? 이런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도 좋을까? 누군가를 망설임 없이 증오하는 사회는 나 또한 망설임 없이 증오하지 않을까?
‘말이 파괴되고 있는 사태’는, 사람의 존엄성을 상처 입히는 언어가 발화되어 생활 영역에 뒤섞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감각이 흐려지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빈약한 언어가 축적될 때
사회는 왜 끔찍해질까?
17개의 테마로 짚어보는,
‘말에 구원받는다는 것’의 의미!
소수자의 자기표현법과 장애인의 사회 활동을 탐구하는 ‘문학 연구자’ 아라이 유키는, 환자ㆍ장애인ㆍ여성ㆍ괴롭힘 피해자 등 저마다 다른 입장에 놓인 다양한 사람들의 ‘한마디로 요약될 수 없는’ 사정을 바탕으로 말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또한 파괴된 언어가 만연한 사회에서 우리의 왜곡된 삶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을지 타진한다.
-우리 사회에 순수하게 남을 격려하기만 하는 말이 존재할까?
-‘어쩔 수 없다’는 말이 포기하게 만드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
-고통을 겪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