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살리는 맛 : 식탁과 세상을 연결하는 비건 살림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저자 이라영, 전범선
출판사 동녘
출판일 2023-06-23
정가 15,000원
ISBN 9788972970910
수량

프롤로그
먹히는 존재와 먹지 못하는 존재

1장 연결과 관계
지역 특산물과 제철음식이 포장되는 세상에서
중심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기
서로에게 이름을 주는 일
‘전버섯’이 되려고 합니다
사라지는 것들을 안타까워하며

2장 책임감과 조신함
소금을 찾아서
타인을 살리는 일이 나를 살리는 일이라고
막힌 기를 뚫고 살리며
책임감의 연대
조신함의 정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
비거니즘은 우리 모두가 당사자

3장 살림과 풍류
생각하는 손
만물과 하나되기
터전을 빼앗긴 사람들
풍류가 있는 땅끝에서
화를 내기보다는 화음을 쌓으려고 해요
같은 시공간에서 함께 합주하는 것처럼

4장 분노와 희망
우리의 결핍을 위하여
다음 파도를 기다리며
불행을 함께 겪을 의무
방학 숙제를 미리미리 해야 합니다
덜 고통스럽게 멸종하려면
숨과 쉼

에필로그
살리는 사람들
우리의 ‘먹는 일’이 세계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한 생명을 살리고, 온 세상과 관계 맺는 비거니즘
지금 여기 나의 입속에서 시작되는 공감과 연대

수많은 ‘맛집’과 ‘먹방’의 등장으로 우리는 음식과 가까워졌지만, 그만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는 멀어졌다. 우리는 식재료가 어디에서 오는지, 어떻게 요리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노동이 들어가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 우리는 부위로 호명되는 고기들이 한때 살아 있었던 동물이었다는 것도, 배달음식이 오토바이로 배달되는 동안 배출되는 탄소가 기후위기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않는다.

지역 특산물과 제철음식이 포장되고 배송돼 문 앞에 도착하는 시대에, 둘은 배달음식을 시키는 대신 바쁘게 손을 움직여 스스로 음식을 만든다. 집에서 직접 버섯을 길러 먹고, 작은 텃밭에서 제철 먹을거리를 얻는다. 불필요하고 과도한 소비를 지양하고, 다른 존재의 생명과 노동력을 착취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두 비건은 도시인의 입맛과 편의에 맞춰지는 음식을 곁에서 밀어내고, 무해한 재료들과 오롯한 한 사람의 노동으로 만든 음식으로 하루를 채우려 애쓴다. 또한 비인간 동물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도축될 뻔한 소들을 구조해 보금자리를 만든 과정, 길고양이와 인연을 맺으며 이름을 붙이고 정을 준 일화를 편지에 털어놓기도 한다.

소소하고 깊은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두 작가는 매일매일 ‘누군가를 살리는’ 식탁을 손수 바쁘게 차린다. 시원한 막국수, 향긋한 쑥국, 명절에 식구들과 함께 만드는 비건 만두, 제철 채소로 만든 지삼선……. 계절을 따라간 그들의 비건 식탁에는 규칙이 있다. 누군가의 생명을 해치지 않은 음식,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음식, 무엇보다도 맛있는 음식이어야 한다.

타인의 결핍을 인정하고 불행을 함께 겪을 의무가 있다고,
다른 존재를 살리는 일이 곧 나를 살리는 일이라고 믿는
‘살리는 사람들’의 맛과 멋 그리고 희망

이라영과 전범선은 비거니즘의 지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