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독자들에게
이끄는 말
제1장 황궁
1. 영험한 현상의 재현―「상룡석도」의 다중 경관
2. 1220년의 원소절―「답가도」와 황성의 길조
3. 공주의 부채―「백자도」와 남송 황실 혼례
4. 깊은 궁전의 사랑―「장송누각도」의 비밀
5. 쯔진청의 여명―「베이징궁성도」의 시각적 상상
제2장 시가
1. 가국의 이상을 엮다―「직거도」의 숨은 뜻
2. 돌다리에서 물건을 사고팔다―「노구운벌도」의 그림 밖 소리
3. 공부자의 시골 문하생―「동옥요학도」와 해학적 도상
4. 의미심장한 시정의 기이한 풍경―「유민도」의 오해
5. 창먼, 변발과 무질서의 도시―「효관주제도」 읽기
제3장 동식물
1. 한 원숭이의 여행―「원도」의 역사와 지식
2. 깨달은 구관조―「팔팔조도」와 선승
3. 과일에 숨은 비밀―「길상다자도」의 승화한 자연
4. 유민의 경제적 수완―「묵란도」와 정사초의 지혜
5. 봄의 교향곡―「행화원앙도」의 음양 조화
제4장 산수
1. 시간과 정치―「조춘도」의 시각적 상징
2. 남송의 강산―「산수십이경」과 짙은 안개
3. 황제가 본 기이한 현상―「좌간운기도」를 다시 보다
4. 수험생의 봄날―「호산춘효도」의 남자는 누구인가
5. 은사의 미각―「설강매어도」 속 이상적 사회
제5장 역사
1. 화려한 휴식과 오락―「중병회기도」와 역사적 환상
2. 서재의 한혈마―「오마도」의 허와 실
3. 채소와 선경―「채미도」의 다른 면
4. 효성이 지극한 황제―「망현영가도」와 고사화의 의의
5. 황제와 충신―「신비인거도」의 작가는 누구인가
제6장 눈
1. 황제의 하늘―「서학도」가 그토록 파란 이유
2. 그림으로 병을 치료하다―「관화도」 속 그림
3. 눈먼 사람의 싸움―「유음군맹도」와 시각 공연
4. 도상의 역량―「촌사구사도」, 회화의 알레고리
5. 항아의 그림자―「월화도」와 18세기의 시각 경험
제7장 신체
1. 목욕과 벽사―「욕영도」의 단오 축복
2. 퇴근 후의 관료―「세조도」와 명대 관리
시각적 도상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연결해
낯선 작품을 내 눈으로 생생하게 읽는 법
최근 현대적인 감각으로 기획된 한국 회화, 민화, 공예 전시가 사람들을 동양미술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미술관을 즐겨 찾는 사람이라도 동양화 앞에서는 막막함을 호소할 때가 많다. 이러한 실정은 중국도 마찬가지인지 중국의 미술사학자 황샤오펑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중국 고화를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책, 『고화신품록』을 펴내 중국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 책에서 황샤오펑이 제시하는 방법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내 눈’으로 ‘그림 자체’를 직면하는 것이다.
황샤오펑은 중국 최고 미술학교 중앙미술학원의 교수로, 학술적 논의를 충분히 검토하면서도 전통적 해석에 얽매이지 않는 신선한 시각으로 중국 미술사와 고대 회화를 연구하는 신진 연구자다. 이 책의 제목 ‘고화신품록’은 동양 회화 이론을 정립한 사혁의 저서 『고화품록』에서 가져왔다. 그러나 사혁이 그림의 ‘풍격’을 중시했다면 황샤오펑은 그림 속 도상, 즉 ‘시각적 맥락’을 강조하며 중국 역사, 문화사, 도상학을 아우르는 각종 자료와 방법을 동원해 개별 작품을 자세히 읽는다. 독자들은 지은이를 따라 「서학도」 「청명상하도」 「중병회기도」 「조춘도」 등 유명 작품을 포함한 고화 35점을 천천히 읽어나가며 고대 중국의 사회, 역사, 문화, 풍속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고화의 의의를 꿰뚫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200여 점의 풍부한 도판은 시각적 즐거움을 배가한다.
이 책에서는 중국 고화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감상법은 중국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화와 중국화는 두루마리 그림, 병풍, 둥글부채, 쥘부채 등 형식적 특징과 역사적인 배경을 공유하고 있기에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한국화 감상에 힌트가 되어주기도 한다. 또한 동양화든 서양화든 그림에서 무엇을 먼저 봐야 할지 몰라 당황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나의 시각’으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