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울리는 시적인 문장과 섬세한 일러스트,
‘사랑’이라는 감정을 바라보는 진심 어린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야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모여 앉아 함께 읽는 그림책!
단정하고 낮은 집, 그 앞에 드넓게 펼쳐진 바다. 동전을 모아 아이스크림을 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으며 해변을 바라보는 오후.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일상을 상상하고는 한다. 고요한 풍경을 따라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품은 적이 있다면, 이 그림책의 일러스트는 그 보편적인 마음에 대한 대답이다.
한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애슬링 린지의 그림은 따뜻하고 섬세하다. 이렇게나 다정한 일러스트를 그린 그는 이미 케이트 그린어웨이 일러스트레이션 부문과 워터스톤즈 아동도서 상, 클라우드 플루게 상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동화 일러스트 작가다. 이번 책에서는 따뜻한 터치를 통해 우리 마음에만 담아 두었던 아름다운 일상을 곡진한 일러스트로 표현해냈다. 클레어 헬렌 웰시의 정적인 글과 함께 발을 맞추며 걷는 그의 섬세한 시선이 물씬 묻어난다. 또한, 글에는 자주 등장하지 않는 ‘엄마’의 모습까지도 잘 표현해냈다. 엄마와 할아버지, 아이 사이의 유대감을 이미지로 표현해 문장과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렇게 그림에서 전해지는 친밀감은 복잡한 세상 속에서 우리를 쉴 수 있게 만든다. 아이든, 어른이든 말이다.
지금도 기억을 잃어가는, 조금씩 더 잃어갈 사람들을 위해
이 책에서 할아버지의 기억은 밀물과 썰물에 비유된다. 에둘러 설명하지 않고, 그렇다고 ‘치매’라는 구체적인 단어를 꺼내 너무 현실적으로 말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기억’이라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을 표현함에 있어 메타포를 사용해 조금 더 선명한 이미지로 구현해낸다. 시적으로 독자를 몰입시키는 클레어 헬렌 웰시만의 방식이다. 그는 우리를 밀물과 썰물이라는 자연스러운 세계로 이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한 온통 주황빛으로 물든 풍경은 우리가 잔잔한 글과 그림 속에서 휴식할 수 있게 만든다.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