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속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 · 004
1부│흙 속에 숨은 작은 영웅
1장 지렁이의 발견
# 다윈이 갈라파고스로 간 까닭은 · 015
# 다윈이 발견한 생명의 비밀 · 017
# 우주에서 생명이 존재할 확률 · 019
# 당신의 바보 같은 실험을 사랑합니다 · 021
# 가장 강한 생명은 가장 약한 생명 · 023
# 지렁이의 윤리학 · 025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028
2장 땅의 울음
# 땅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 032
# 지렁이 울음을 인간의 언어로 쓰다 · 034
# 당신처럼 살아서는 안 돼, 그건 안 돼! · 039
# 그 신음을 육성으로 들어 두지 못한 건 참 분하다 · 042
# “살려줘”라는 그런 소리 · 045
# 잠들어 있는 작은 거인 · 046
# 다시 흙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다 · 048
# 지도에도 없던 시골길 · 049
2부│다시 쓰는 흙과 바람의 이야기
1장 지렁이의 발견
# 이별하는 사람의 마지막 얼굴 · 055
# 아리랑의 유래 · 057
# 쫓겨 가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 059
# 전환기 한국 사회의 자화상으로 남다 · 060
2장 이름 찾기
# 꽤 오랫동안 ‘이어령’이 아니었습니다 · 063
# “선생님! 지금 선생님의 이름을 놓고 싸움이 붙었습니다!” · 065
# 가슴을 울리는 말은 어머니에게서 배운 말 · 067
# 한자에 갇혀 있던 느낌 · 069
# 우리의 언어를 찾다 · 073
3장 다시 만난 한국인의 뒷모습
# 다시 찾은 고갯길 · 075
#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 기무라 에이분 · 078
# 정한의 밤차 · 082
# 왜 떠나는 기차에 비는 올까요 · 085
# 기찻길 옆 주먹감자 · 087
# 갚을 원, 푸는 한 · 088
# 한국인의 마음을 풀었던 노래들 · 090
# 철도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 · 093
# 한을 푸는 방식을 배우다 · 095
# 왜구에 쫓기며 노모를 업고
60년을 이어온 이어령 한국문화 대탐사의 완결편!
다시 밟고 선 붉은 들판에서 생명의 울음소리를 듣다
‘한국인’이란 누구일까. ‘한국적’이란 무슨 의미일까. 한국에서 그 물음은 1962년 최초로 던져졌다. “어둡고 살벌하고 답답”하던 시절, 20대 청년다운 비판적 자세를 매섭게 견지하면서도, 한국문화의 가치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주목했던 이어령 작가의 ‘흙 속에 저 바람 속에’가 경향신문에 연재되었던 것. 그리고 노년이 된 저자는 다시 ‘한국인 이야기’의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한국인 이야기’ 총 4권,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총 6권으로 기획된 총 10권의 시리즈 가운데 첫 번째 권만 저자 생전에 출간되었고, 나머지 책들은 유고 원고로 남아 현재 출간이 진행 중이다.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가운데 여섯 번째 책인 《땅속의 용이 울 때》. ‘땅’ 또는 ‘흙’이라는 주제로, 시리즈의 메인 테마인 한국문화에서의 생명의 가치를 조명하는 책이다. ‘땅속의 용’이라는 제목의 정체는 사실 하찮아 보이는 흙 속의 지렁이다. 하지만 지렁이만큼 인류의 역사에 중요한 것은 없다고 저자 이어령은 역설한다. 진화론의 찰스 다윈이 말년에 가장 공들여 연구한 동물이 바로 지렁이고, 소설가 박완서가 처음 문학잡지에 내놓은 단편 제목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또한 지렁이다. 오랜 옛날 한국인들이 그것을 토룡(土龍 또는 지룡(地龍, 땅에 사는 용, 지렁이의 어원이라고 부른 것은 다 까닭이 있어서다.
지렁이는 흙 속의 무기물을 유기물로 바꾸어 생명의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다. 땅속의 숨은 영웅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존재다. 즉 한국의 들판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지렁이의 울음소리는 곧 인간에게, 일상에 매여 삶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진짜 ‘삶’을 요청하는 환상의 웅변이었던 셈이다.
“흙과 생명을 만들어내는 숨은 영웅,
땅속에 묻혀 있는 위대한 영웅 지렁이가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땅속의 용이 울 때》는 이어령의 유고작 ‘한국인 이야기’ 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