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실천의 일상의 실천
“일상의실천은 오늘날 우리가살아가는 현실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또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소규모 공동체다. 그래픽디자인을 기반으로 하지만, 평면 작업에만 머무르지 않는 다양한 디자인의 방법론을 탐구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 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실천을 소개하는 문구로 사용된 문장이다. 언뜻 단호한 선언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 문장은 2013년 당시 디자인스튜디오를 시작하는 구성원들의 지향점을 담고 있는, 일종의 다짐에 가깝다. 그러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탐구하고 있다’가 아닌 ‘탐구하고자 한다’ 혹은 ‘탐구하고 싶다’로 쓰였어야 할 것이다.
일상의실천은 그 다짐에 대한실천으로 그래픽디자인을 바라보는 협소한 해석을 의심하고, 그래픽디자인이 가진 무한한 표현의 가능성에 주목하여 다양한 도구와수단으로 시각언어를 구축하는 방법론을 전개해왔다. 전통적인 그래픽디자인의 형식을 포함해 건축, 회화, 사진, 영화 등 예술양식 전반에서 발견되는 형식미와 주제를 도출하는 작업은 산업미술로서의디자인이 갖는 표현과 발언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였다.
또한 다양한 창작자와 예술가와의 협업, 사회에서 발견된 문제의식에 대한 주체(구성원로서의 발언, 현대미술의 방법론을 재해석하는 작업 등 의미에 부합하는 형식을탐구함으로써 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을 진행해왔다.
‘일상’과 ‘실천’이라는 소박해 보이지만, 사실은 무거운 책임감을 동반하는 두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스튜디오의 이름은, 막연했던 이 다짐의 구체적 형태를 만들어나갈 원동력을 제공했다. 10년의 시간 동안 쌓인 다양한 형식실험 위에서 이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디자인을 중심으로 뭉쳐진 공동체는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 이번 전시 『일상의 실천』은 희망사항에 머무르던 다짐이 어떠한 형태로 구체적 실체를 갖게 되었는가에 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