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01 공간, 왜 주목해야 하나
인류와 공간의 관계 / 공간 중심의 세계관과 역사관 / 《80일간의 세계 일주》에 담긴 메시지/시간 우위 역사관으로의 전환 / 시간 우위 역사관의 서구 편향성 / 시간 우위 역사관에 따른 왜곡 현상 / 시간과 공간을 아우른 역사로
02 공간 이해의 출발점
위치와 장소 / 위치 표시에 담긴 정치적 편향성 / 고대사 연구의 토대, 역사지리 연구 / 인간과 장소의 상호작용, 장소 정체성 / 고구려인들이 강변과 숲속을 중시한 까닭 / 공간 이해의 확장, 절대 공간과 상대 공간 / 도성 건설의 기준점이 된 국왕의 신체 / 공간 연구의 핵심 개념, 사회적 생산 공간
03 고대인들이 바둑판 모양 계획도시를 건설했다고
고대 도성이 조선의 한양보다 더 계획도시였다 / 평양에 기자의 정전井田이 있었다고? / 도성을 계획도시로 조영하기까지 / 바둑판 모양 시가지의 건설 방식 / 바둑판 모양 계획도시의 기 / 바둑판 모양 계획도시에 구현된 고대 신분제 / 도성(왕경의 상징이 된 바둑판 모양 시가지
04 왕의 거주 공간이 왕궁이 되기까지
경복궁을 아시나요? / 정치적 중추 공간은 왕궁이 아니라 남당 / 남당이 정치적 중추 공간이 된 까닭 / 왕궁에 국왕 집무실이 마련되다 / 의례 공간에 관청의 기능까지 더한 남당 / 왕의 거주 공간, ‘진짜 왕궁’이 되다
05 지방 각지에 ‘또 다른 서울’을 건설한 까닭
지방 행정 구역도 사회적 생산 공간일까? / 왕경을 모방해 건설한 신라의 소경 / 고구려의 별도와 백제의 부도 / 공간의 속성과 영역 지배의 기본 원리 / 고대 지방제도에 담긴 공간 지배의 원리 / 영역 통합의 구심점, 소경과 별도
못다한 이야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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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담긴 한국사
한국역사연구회에서 새롭게 기획한 ‘금요일엔 역사책’(한국역사연구회 역사선의 세 번째 책인 『시간이 놓친 역사, 공간으로 읽는다』는 저자가 그동안 습득한 공간이론을 한국고대사에 접목한 책이다.
왕궁이나 도성 등 공간에 담긴 역사성을 규명하기 위해 실증 연구와 이론 모색을 다각도로 진행해온 저자 여호규(한국외국어대 사학과 교수는 근대역사학에서 공간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이유를 밝히고, 공간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주요 개념을 고찰한다. 그런 다음 ‘사회적 생산 공간’ 개념을 차용하여 고대인들이 도성을 바둑판 모양의 계획도시로 건설한 까닭, 삼국 초기에 경복궁과 같은 왕궁을 짓지 못한 이유, 지방 각지에 ‘또 다른 서울’을 건설한 배경 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한국 고대 공간의 역사를 새롭게 규명할 연구방법론을 탐색하고자 한다.
도성, 왕궁, 별도의 공간역사학
저자가 펼쳐 보이는 한국 고대의 공간역사학은 생경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저자는 공간을 왜 주목해야 하는지(1장, 공간 이해의 출발점은 무엇인지(2장를 살핀 후 공간이론을 한국 고대 공간의 역사에 적용한다. 먼저 고대 도성이 조선의 한양보다 더 계획도시였음을 밝히며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에서 도성을 격자형 가로구획으로 조영한 까닭을 들여다본다(3장. 저자는 격자형 가로구획을 ‘공간을 통한 지배체제 구축’으로 본다. 격자형 가로구획의 건설이 “기존의 장소 정체성과 지배질서를 약화시키거나 해체시키고, 새로운 장소감과 지배질서를 배태하는 기반을 제공”했으며, “왕궁을 정점으로 하는 도성 전체의 위계적 공간구조를 창출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삼국 초기에 경복궁과 같은 왕궁을 짓지 못한 이유를 ‘국왕 중심의 중앙집권체제 미정비’에서 찾는다(4장. 삼국 초기에는 왕권이 확립되지 않아 국가 차원의 의례공간이나 집무실을 국왕 거주공간의 바깥에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국왕 중심의 중앙집권체제가 정비되면서 왕궁 내부에 “경복궁의 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