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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궁예 : 미륵용화세상을 꿈꾸다 - 비람북스 인물시리즈
저자 강선
출판사 서연비람
출판일 2023-05-31
정가 9,800원
ISBN 979118917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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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궁예 해설
궁예 연보
장편소설 궁예를 전후한 한국사 연표
장편소설 궁예 등장인물
참고문헌
지도
책 속에서

백마산성 솔숲을 뚫고 말 한 필이 빠르게 올라왔다.
“종뢰선사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선종스님도 안녕하신가?”
왕륭이 호기롭게 인사를 건넸다. 흥교사 법당에서 글공부를 하고 있던 최우달과 왕건이 나란히 나왔다. 아들 왕건을 바라보는 왕륭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예전의 백마산성 좌장이 아니었다. 어느덧 늠름한 풍모가 몸에 밴 송악성 성주였다.
지난해에는 왜구 출몰을 알리는 봉화가 잦았다. 올여름에는 힘깨나 쓰는 지방 호족들이 너도나도 장군 깃발을 올린다는 풍문이 돌았다. 사실여부 확인할 틈도 없이 가을이 왔다. 송악성에서도 일이 터졌다. 하룻밤 사이에 송악군 태수와 개성군 태수가 자취를 감췄다.
인근 고을 좌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쨌든 새 군태수가 부임할 때까지 공무를 살필 관장은 있어야 하오.”
“난세올시다. 게다가 잠시 맡았다가 뱉어낼 자리외다.”
“그렇소이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따르게 될 임시 관장이니, 이쪽저쪽 잇속 챙기기 다툼에 말려들어 욕먹기 딱 좋은 자리외다. 누가 나서겠소이까.”
“송악군과 개성군을 합칩시다. 관아를 송악성 하나로 줄이고, 성주를 세웁시다.”
“명안이외다. 성주 자리를 누가 맡느냐가 또 문제올시다.”
“저기 있는 백마산성 좌장 왕륭이 어떻소이까. 그동안 흥교사 무예도장에서 길러낸 무사들이 적지 않을 것이외다.”
사람들이 임시라고 우습게 여겼던 송악성 성주 자리가 해를 넘기면서 뿌리를 깊숙이 내렸다. 왜구들에 대항하다
--- pp.13~14

“원종 보병대감이 장군에게 따지고 들다가 하옥되었소이다.”
상주 관내에 자리 잡은 음리화정. 군사 하나가 군막으로 뛰어들며 외쳤다. 그 소리가 흙바닥에 구르기도 전에 마병대감 애노가 안장도 없는 말에 채찍을 휘둘렀다.
“원종대감은 어디 있느냐?”
벽력같은 고함에 옥졸들이 길을 틔웠다. 애노가 칼을 뽑아 창살 하나를 빗겨 그었다. 원종이 빠져나오며 툴툴거렸다.
“일을 크게 벌일 참이던가?”
애노가 손끝으로 옥졸들에게 명했다.
“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