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삼국유사는 우리 민족 삶의 시원적 세계
1. 기이紀異Ⅰ - 역사의 신이한 일들의 기록Ⅰ
고조선 / 단군신화
북부여 / 해모수신화
동부여 / 해부루왕과 금와왕
고구려 / 동명신화
신라 시조 혁거세왕 / 혁거세신화
제대 남해왕 / 신라 왕의 칭호들
제대 탈해왕 / 탈해신화
김알지, 탈해왕대/ 알지신화
연오랑과 세오녀 / 일본 땅에 왕이 된 신라인
미추왕과 죽엽군 / 신라의 호국신
나물왕과 김제상 / 그 빛나는 충절
고갑을 쏘아라 / 보름 약밥의 유래
지철로왕 / 왕후 간택의 이야기, 그리고 울릉도 정벌
도화녀와 비형랑 / 진지왕 혼령의 정사와 도깨비 대장 비형랑
천제, 옥대를 하사하다 / 신라의 보물
선덕여왕의 지혜 / 미리 안 세가지 일
김유신 / 그 전생과 호국산신의 가호
태종 춘추공 / 신라 국 통일의 이야기들
2. 기이紀異 Ⅱ - 역사의 신이한 일들의 기록Ⅱ
문무왕 법민 / 당나라의 병탄 음모에의 저항, 그리고 거득공 이야기
만파식적 / 평화를 가져오는 신비한 피리
효소왕대의 죽지랑 / 화랑의 한 전형
수로부인 / 미녀와 노옹과 용
경덕왕과 충담사와 표훈대덕 / 충담사의 향가
원성대왕 / 두 번의 해몽, 효국용, 당 황제의 여의주
신무대왕과 염장과 궁파 / 왕위 찬탈과 배신
제대 경문대왕 / 임금이 된 내력과 당나귀 귀 이야기
처용랑과 망해사 / 처용랑의 아내와 역신, 그리고 쇠운의 조짐들
진성여대왕과 거타지 / 신라의 쇠운, 그리고 거타지 이야기
김부대왕 / 신라의 멸망
남부여-전 백제 / 백제의 이야기들
무왕 / 서동과 선화공주
후백제 견훤 / 견훤의 흥망과 그 비참한 최후
가락국기 / 수로신화와 그 뒤의 갖가지 사건들, 그리고 가락 왕력
3. 흥법興法 - 불법을 일으킨 사람들
순도, 고구려에 불교를 전하다
마라난타, 백제의 불교를 열다
아도, 신라 불교의 기초를 놓다
원종은 불법을 일으키고, 염촉은 순교하다
법왕, 살상을 금하다
보장왕이 도교를 받들매, 보
책 속에서
신화에는 층차가 있다. 창세내지 천지개벽 신화, 대홍수 신화, 국토 조성 신화, 사물 기원 신화, 그리고 국조신화(건국신화 등으로 층차가 나뉜다. 단군신화는 건국, 국조신화에 속하므로 아래 층차에 속한다. 그러므로 신의 이야기에 인간의 이야기가 섞여 있다. 바꾸어 말하면 신화에 역사와 전설이 합쳐져 있다. 그러므로 그 해석에는 여러 시각에서,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단군신화는 천신 신앙인 무교巫敎 또는 신도神道(최남선의 용어가 그 태반胎盤이다. 이 천신의 실질 존재감은 산신으로 나타난다. 즉 천신의 위격位格을 그대로 가지고 고산들에 내려와 임재臨在함으로써 인간 세계와의 접촉이 이루어진다. 수많은 지상의 산신은 하나의 천신이 자기 복제로서 분화하여 존재한다. 여기 단군신화의 경우 천신 환인은 태백산 산신 환웅천왕으로서 임재함으로써 농사·생명 등 인간 360여 가지 일들을 주재한다.
산신으로서 비로소 존재감을 띠는 천신이나 그 자체 천상의 존재로서의 천상에서의 리얼리티는 최소한으로 가지거나 거의 없다. 단군신화의 경우 이 세계의 정상 부위에 환인의 거소居所 로 관념하고는, 아들 환웅의 인간 세계에 대한 욕구를 알아차리는 것, 삼위태백을 내려다보는 것, 천부인 3개를 주어 내려가게 한 것이 천신의 존재성의 징표로서는 전부다. 그것도 대부분 구체성보다 관념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단군신화와 그 구조에 있어 유사한 해모수 신화, 그리고 기타 우리나라의 여러 건국·국조 신화의 경우 이 정도 존재 징표도 없다. 요컨대 우리 선민先民은 이 세계의 구도를 천상의 세계, 인간의 세계, 지하의 세계 3원元 구조로 본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인간의 세계를 단일적으로 관상觀想하려는 경향이 농후했다. 단군신화에는 환인의 거소가 이 세계의 정상 부위에 밀착해 있을 뿐, 그 위에 3차원적 공간의 전개가 명시적으로도 암시적으로도 없다. 그리고 하계下界 관념은 더더구나 없다. 이 단일적 세계 관상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유의 속담을 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