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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숭고 미학 : 폭력성과 기괴함의 예술적 원리
저자 박정자
출판사 기파랑
출판일 2023-06-28
정가 8,000원
ISBN 978896523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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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우리는 왜 공포 영화나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가? 4

미학적 숭고는 상식적 의미의 숭고와 의미가 조금 다르다. 역겨움 또는 스릴과 서스펜스, 이것들이 모두 숭고다
서스펜스 14; 섬찟함 15; 애브젝트 12; 이것이 숭고다 18

근대 이전의 숭고
독자층의 변화 31; 롱기누스 23; 부알로 27

버크의 숭고 미학
그림보다 글이 더 숭고 52; 두려운 것은 모두가 숭고다 37; 숭고와 경멸 45; 숭고와 권력 43; 애매모호함 혹은 비확정성 49; 힘에 대한 경외감 42

칸트의 숭고 미학
규정적 판단과 반성적 판단 71; 목적 없는 합목적성 77; 무서운 자연 현상 이 숭고 57; 미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관심해야 한다 75; 미와 숭고의 공 통점과 차이점 80; 장미꽃은 저 스스로 예쁘고,폭풍의 바다는 바라보는 내 가 숭고해요 68; 재현 불가능한 것이 숭고 61

데리다의 칸트 읽기
목적이 없을 때 아름답다 93; 미는 나의 밖에 있지만 숭고는 내 안에 있다 106; 미의 보편타당성 86; 순수 커트(cut의 아름다움 101; ‘스스로 즐김’ 과 도식 87; 심연과 대양 91; ‘없음’의 미학 104; 자유미와 부용미 96

현대의 숭고
2023년의 한국 예술계 124; 디지털 숭고 122; 바넷 뉴먼 111; 숭고와 미국 119; 숭고와 전체주의 120

참고문헌
숭고 128
우리는 아름다움에만 쾌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추하고 공포스러운 것에도 쾌감을 느낀다. 오히려 무섭고 끔찍한 것 앞에서 더욱 강렬한 쾌감을 느낀다. 미학적으로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미학 개념은 미(美인데, 섬뜩하고 불가해한 것들의 미학적 개념은 무엇인가?

다름 아닌 숭고다. 미와 숭고는 미학의 양대 영역이다. 숭고는 18세기 버크와 칸트에 의해 처음으로 미학의 영역에 진입하였고, 20세기 말 포스트모던 미학으로 화려하게 개화한 후, 21세기인 지금 온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는 대중문화가 되었다. 아니 고급 예술까지 포함하여 현대의 모든 예술 트렌드가 숭고미학임을 우리는 매일같이 확인할 수 있다.

18세기에는 예술이 높은 산이나, 눈사태, 폭포, 또는 폭풍우 몰아치는 바다나 별들이 총총 박힌 높은 하늘 등 우리에게 경외감과 경이감을 주는 자연 상태를 묘사할 때 이 개념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자연 보다는 차라리 테크놀로지의 믿을 수 없는 힘이 숭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리오타르나 프레데릭 제임슨이 말했듯이 어쩌면 현대 생활의 체험 자체가 숭고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숭고함은 위대 · 장엄 등 윤리적 맥락인데, 미학에서의 숭고 개념은 물론 위대 · 장엄도 포함하지만 혐오스러운 것, 무서운 것, 섬뜩한 것들에까지 두루 확대되기 때문이다. 여하튼 현대적 숭고는 모든 섬뜩한 것, 모든 악마적인 것을 다 포함한다.

아니, 신에 대한 숭고한 사랑이라든가 6.25 참전 용사의 숭고한 애국심을 말할 때 쓰는 ‘숭고’가 어떻게 불쾌하고 천박하고 흉측한 것에도 쓰인단 말인가? 도덕적으로 고상하고 우월한 대상을 ‘숭고’하다고 생각하는 상식적인 관념과는 다소 동떨어진 개념이다.
그러므로 우선 숭고라는 단어를 너무 숭고하게 생각하지 않을 일이다.

영어로는 똑같이 sublime인데, 한국어로 도덕적인 숭고를 말할 때는 ‘숭고’라 번역하고, 미학적인 숭고를 말할 때는 ‘숭고미’라고 번역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