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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가 : 지성사로 보는 민주주의 혐오의 역사
저자 김민철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3-05-19
정가 19,000원
ISBN 9788936479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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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모두가 미워하고 두려워한 민주주의

1. 개념 잡기: “국민이 다스리는 나라”

제1부 “민주정만 빼고”: 고대 그리스에서 계몽사상의 시대까지
2. “민주정은 무능한 방종 상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3. “자유는 연약하고 민중의 권력은 위험하다”: 공화주의 전통
4. “신이 내린 의무가 인간의 권리를 규정한다”: 자연법 전통
5. “자유로운 국가는 유지될 수 없다”: 루소의 사회계약론
6. “민주주의는 고대의 낡은 유물이다”: 계몽의 시대, 군주정과 공화정

제2부 민주주의를 다시 보다: 혁명 이후
7. “다수의 판단이 더 정확하다”: 프랑스혁명과 민주정의 씨앗
8. “자유와 정의는 민주정에 있다”: 민주파의 정치사상
9. “행복의 토대는 경제와 습속이다”: 민주파의 경제사상
10. “민주정의 유령을 몰아내라”: 프랑스혁명의 결산
11. 현대정치와 민주주의의 역사성


감사의 말
이 책에 녹여 넣은 저자의 연구 논문
도판 출처
고대 그리스부터 계몽사상까지
민주주의는 언제나 왕따였다

제1부에서는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계몽주의 시대까지 민주주의가 얼마나 철저하게 배제되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시기 유럽 정치철학의 주요 흐름인 공화주의와 자연법 전통, 그리고 그 흐름의 근대적인 연장선에서 등장한 사회계약론과 계몽주의는 각각 다른 맥락에서 민주정을 경계했다. 진지하게 사고하는 사상가일수록 ‘민주정은 빼놓고’ 군주정과 귀족정의 조합에서 대안을 찾으려 했다.

공화주의는 모든 국가가 흥망성쇠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순환을 전제로, 공화국의 멸망을 늦추는 가장 적합한 정치제도가 무엇인지 탐구해온 흐름이다. 이때 공화국은 시민들이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는 국가공동체를 뜻하는 말로, 우리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말에서 그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공화국의 쇠락 원인에 몰두하는 공화주의자의 관점을 ‘개복치 게임’에 빗대어 설명하는 내용(53~55면은 이 책에서 흥미롭고 참신한 대목 중 하나다. 그러나 공화주의자가 볼 때 민주정은 결코 공화국이 선택할 정치체제가 될 수 없다. 민주정은 다수의 자유가 방종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그 결과는 자연스럽게 군사독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연법 전통은 ‘천부인권’이나 ‘자연권’ 같은 말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지만, 그 핵심은 기독교 세계관의 의무와 권리 관념에 있다. 신은 인간에게 먼저 자기 자신을 지키라는 의무를 부여했으나, 다른 동물과는 달리 다른 존재들과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도덕적인 의무 또한 부여했다. 여기서 인간이 사회성을 가진다는 생각이 뻗어 나왔다. 대표적인 자연법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인간의 사회성을 규정하는 원칙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려 했다. 그러나 이 전통에서도 민주정은 환영받지 못했다. 통치는 신성한 책무인 사회성의 발현 과정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세심히 구별할 수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루소가 왜 민주주의자가 아닌지를 밝히는 제5장은 이 책의 백미다. 흔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