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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눈물상자
저자 한강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08-05-22
정가 10,000원
ISBN 978895460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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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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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때때로, 예기치 않은 순간에 우리를 구하러 오는 눈물에 감사한다…
순수한 눈물이란,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눈물을 말하는 게 아니야.
모든 뜨거움과 서늘함, 가장 눈부신 밝음과 가장 어두운 그늘까지 담길 때,
거기 진짜 빛이 어리는 거야.
여러 색깔의 물감을 섞으면 검은색이 되지만,
여러 색깔의 빛을 섞으면 투명한 빛이 되는 것처럼.
십여 년 전의 봄, 대학로에서 독특한 어린이극을 보았다. 덴마크 출신의 중년 남자가 만들고 공연한 일인극으로, 제목은 ‘눈물을 보여드릴까요?’였다. 오래 전의 기억이라 모든 ...
때때로, 예기치 않은 순간에 우리를 구하러 오는 눈물에 감사한다…
순수한 눈물이란,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눈물을 말하는 게 아니야.
모든 뜨거움과 서늘함, 가장 눈부신 밝음과 가장 어두운 그늘까지 담길 때,
거기 진짜 빛이 어리는 거야.
여러 색깔의 물감을 섞으면 검은색이 되지만,
여러 색깔의 빛을 섞으면 투명한 빛이 되는 것처럼.
십여 년 전의 봄, 대학로에서 독특한 어린이극을 보았다. 덴마크 출신의 중년 남자가 만들고 공연한 일인극으로, 제목은 ‘눈물을 보여드릴까요?’였다. 오래 전의 기억이라 모든 것이 희미하지만, 검은 상자를 들고 무대에 나타난 그가 커다랗고 투명한 눈물방울들을 꺼내 보여주었던 것만은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그후로 긴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이따금 선명히 떠올라 마음을 씻어주던 그 이미지―상자 속 눈물들의 반짝임―에 감사한다. (……
때때로, 예기치 않은 순간에 우리를 구하러 오는 눈물에 감사한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옛날, 아주 오랜 옛날은 아닌 옛날,
이야기는 그렇게, 아주 오래지는 않은 어느 날 시작된다. 그날 속에는 특별한 아이가 있다. 이른 봄날, 갓 돋아난 연둣빛 잎사귀들이 햇빛에 반짝이는 걸 보고도, 거미줄에 날개가 감긴 잠자리를 보고도, 잠들 무렵 언덕 너머에서 흘러든 조용한 피리 소리에도, 하루 일에 지친 엄마의 길고 가냘프게 흔들리는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