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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동맹의 풍경 : 주한미군이 불러온 파문과 균열에 대한 조감도 - 메두사의 시선 3
저자 엘리자베스 쇼버
출판사 나무연필
출판일 2023-03-29
정가 22,000원
ISBN 979118789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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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_ 변화하는 세계 질서와 군사주의의 미래
해제_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주한미군과 한국 사회(정희진

1장 서론: 미군과의 만남, 그리고 폭력적 상상
2장 병영 자본주의: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기나긴 행군
3장 한민족의 딸이 된 기지촌 여성: 민족주의 서사와 사건의 증폭
4장 기지촌 사람들의 목소리: 주변화된 초국적 군사 유흥지에서의 위험과 몰두
5장 이태원 서스펜스: 도심 속 경계 공간의 이질성과 코뮤니타스
6장 스캔들의 온상이 된 홍대: 대안 지대의 미군과 반군사주의 펑크족
7장 결론: 동맹과 적대의 유산

감사의 말│옮긴이의 말│참고 문헌│찾아보기
한민족론, 산업 역군, 기지촌 문학……
한국의 민족주의적 상상력의 역사

서구 열강의 침략과 일본의 식민 지배는 한반도에 민족주의적 담론을 태동시켰다. 주권을 침탈당하는 위기 속에서 신채호 등 구한말 조선의 지식인들은 민족적 단일성을 강조하는 한민족론을 개진하고, 민족의 운명을 구원할 인간상을 군인에게서 찾았다. ‘고래 싸움에 끼인 새우’와 같은 조국의 현실을 타개하려면 물리적 힘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민족주의적 이상은 박정희의 통치 이념으로도 이어지는데, 민족 정서를 강조하면서 사회의 전 영역을 군대와 유사하게 만든 박정희 체제를 저자는 ‘병영 자본주의’라는 개념으로 압축한다. 한국전쟁 이후 상시 주둔하게 된 미군은 줄곧 경제 건설에 필요한 달러를 벌어들일 창구 역할을 했는데, 박정희 시대에 미국과의 안보동맹 역시 경제적 이익과 직결된다. 베트남전 참전으로 군인들을 비롯해 재벌 기업들이 외화를 벌어들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화를 향한 민중의 열망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던 독재정권의 역사는 막을 내린다. 독재의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던 시절, 미국에 대한 대중적 호의에도 서서히 균열이 생긴다. 저자는 1980년의 광주민주항쟁을 미군에 대한 한국 대중들의 의심이 시작된 기점으로 보면서, 1980년대에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가 본격적으로 전환되었다고 진단한다. 군사정권의 집권을 묵인하며 이에 반대하는 민중들의 편에 서지 않은 미국의 태도가 문제적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와 같이 민주화의 물결은 반미주의와 결부되는데, 1992년 동두천의 기지촌에서 성 산업에 종사하던 윤금이 씨가 미군에게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은 반미주의의 기폭제가 된다. 저자는 미군 개인의 범죄 사건이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알레고리로 ‘증폭’되는 양상을 살피면서, 기존에는 민족 공동체의 도덕성과 순수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낙인찍혔던 기지촌 여성들이 민족주의 서사를 강화하는 소재로 활용되었음을 밝힌다. 그 과정에서 ‘양공주’ 윤금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