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시집을 내면서 005
제1부 시
― 나, ‘나’ 읽기
시간 / 권이란 017
시 / 박민정 018
길 / 박하현 020
놀이터 / 정연주 021
오뚝이 / 윤수진 022
하루살이는 / 윤수진 023
나의 길 / 김지연 024
그릇 / 이가형 026
신발 / 이가형 028
아날로그 / 강우정 030
우리는 조용히 그 길을 걸었다 / 최민경 032
스며들다 / 이은지 034
기다림이란 / 이지아 036
풍선 / 김연지 038
가을날에 / 김민지 040
제2부 두 번 다시 없을 사랑
― 나, 집, 식구 읽기
부모님이라는 우산 / 정다정 043
엄마의 등 / 권유정 044
두 번 다시 없을 사랑 / 정은애 046
소리 / 박하현 047
마지막으로 보았던 / 한해솔 048
할매야 / 백하영 049
반달 / 이해진 050
아버지께 바치는 시 / 박민정 053
정구지 / 이해진 056
외할머니, 섬에 계시다 / 김상원 058
그러지 말어 / 이채림 060
황사 / 유혜윤 062
헐 / 이보라 064
눈 / 김연지 066
시골집 / 이예령 068
겨울비 / 이유정 070
제3부 달리기
― 나, 너, 우리, 학교 읽기
달리기 / 정연주 075
지금은 0교시 / 박수아 076
너를 위한 미술관 / 박수아 077
그런 너희들 / 김지혜 078
나비 / 신수미 080
공벌레야 / 권이란 081
학생 / 이효정 082
월요병 / 차가영 084
그 여름의 그림 / 이혜민 086
모래성 / 이현주 088
사랑이란 / 김예선 090
주사기 교육 / 강민경 092
그 옛날 / 김정언 094
비 내리는 날 / 정진명 096
흔적 / 손지운 098
제4부 세상
― 나, 마을, 세상 읽기
스마트한 세상 / 정연주 101
의자 / 이가형 102
세상 / 김예린 104
무엇을 / 신주영 106
풀꽃 아파트 / 주연희 107
이런 사람이 많아진다면 / 전배진
삶의 진실과 자아를 탐구하며 진솔하게 쓴 시들
교과서에 실린 시들은 훌륭하지만 청소년들의 실생활과 거리가 먼 주제들이 많아 청소년들이 가까이 하기 어려운 문학 장르였다. 시의 구조와 표현상의 특징을 배우고 문제를 풀며 시험에 출제될 만한 작품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보통의 시 접근법이다.
배창환 선생님과 경주여고 학생들은 다른 방식으로 시를 공부했다. 스스로 시인이 되어 시를 써보며 자기 발견과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삶의 진실과 자아의 탐구”라는 주제로 “진솔한 표현을 구하되, 엉뚱한 말장난이나 관념적인 유희에” 빠지지 않는 시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 문장을 가다듬고 제목을 정하기까지, 한 편의 시가 완성되는 과정을 통해 이들은 시가 주는 내적 기쁨과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시 쓰는 밤이 행복하고, 외롭고 고독한 날에도 시로 위안을 삼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시 속에 드러난 청소년들의 현실
이 시집에 실린 학생들의 시는 난해한 문장이나 화려한 수식어가 없다. 주제도 평범하리만치 일상 속에서 찾은 것들이다.
“아래에 누군가 있다./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그대//그대는 누구십니까?” (박수아, <지금은 0교시> 전문
0교시는 1교시 정규수업 전에 하는 보충수업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수업방식으로, 현실은 많은 아이들이 꾸벅꾸벅 조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그대"를 하나씩 가지고 앉아 있다. 그것이 스마트폰이든, 학원이든, 독서실이든, 아침 일찍 불려 나와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세 줄로 표현되어 있다. 현재의 입시제도 속에서 “내일의 ‘집’이나 오늘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해볼 마음의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에 마음이 묵직해지는 여운이 남는다.
이렇게 시를 통해 우리는 청소년의 눈에 비친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그들의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시에 나타난 그들의 삶과 세계를 엿보는 일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살피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