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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기억 · 서사 (양장
저자 오카 마리
출판사 교유서가
출판일 2024-03-20
정가 18,000원
ISBN 97911937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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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기억을 나누어 갖기 위하여

제1부 기억의 표상과 서사의 한계

제1장 기억의 주체
도래하는 기억
잉여와 폭력
제2장 사건의 표상
소설이라는 이야기
표상할 수 있는 현실의 외부
제3장 서사의 함정
허구의 리얼리즘
사건의 현실
서사를 향한 욕망
서사의 기만/기만의 서사
부인당한 타자
제4장 기억의 정치학
상이병 사건
기억을 말한다는 것
부인의 공범자

제2부 표상의 불가능성을 넘어서

제1장 전이되는 기억
외부의 타자에게 이르는 길
헬 위드 베이브 루스
제2장 영유하는 것의 불가능성
봉인된 잉여
위장 플롯
단독성·흔적·타자
제3장 사건을 살아간다
사건의 귀속
난민적 삶의 생성

기본 문헌 안내
저자의 말
옮긴이의 말
‘기억’과 ‘이야기’의 본질,
트라우마와 스토리텔링의 본질에 대한
눈부신 통찰을 담은 최고의 안내서

이 책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래하는 폭력적 사건의 기억 때문에 현재의 삶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를 크게 두 가지 주제로 집약하여 다루고 있다. 타자가 경험한 ‘사건’의 기억을 나누어 갖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어떻게 하면 그것이 가능한가. 이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저자는 소설, 영화, 르포르타주 등 다양한 장르의 서사 비평을 통해 찾아보는 한편, 과거의 사건을 사회 속에서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사건의 기억을 함께 나누어 가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 논지는 과거 사건의 폭력성으로 인해 정신적 외상을 입고 ‘타자’의 삶을 사는 이들의 기억을 그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나누어 가져야 하고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자’가 겪은 폭력적 사건의 기억을 나누어 갖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로 저자는 폭력적 사건 자체를 부정하는 역사수정주의와 타자를 부인하는 내셔널리즘, 폭력적 사건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표상하려는 리얼리즘적 욕망 등을 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다양한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억의 항쟁 한복판에 있는 현재, ‘사건’의 기억을 어떻게 이해하고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 해법 모색을 시사한다.

사건의 기억과
폭력적 사건의 표상 불가능성

과거 폭력적 사건에 놓여 있었던 사람들의 기억은 여전히 명징한 언어로 표상되지 않았는데,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저자는 사건을 “이 세계의 시공간에 새겨넣어진 상처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한다. 기억 속에서 여전히 생생하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통제 불가능하게 습격해온다. 따라서 사건의 회귀는 근원적인 폭력성을 숨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폭력적인 사건이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을 때 폭력의 한가운데에 있는 당사자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사건 속에서 살아갈 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