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있는 큰토끼의 꾀에 슬며시 웃음 짓는 엔딩!
“토끼 너!”
토끼들을 마냥 미워하기도 어렵습니다. 넘어져 다친 녹두의 눈물을 닦아 주고 까진 무릎을 호호 불어 주는 착한 토끼들이니까요. 녹두는 토끼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고 콩 한 알이라도 나눠 먹어야 한다는 할머니 말에 따라 앉은자리에서 콩을 나눠 갖습니다.
큰토끼가 평상 가운데 앉아서 볶은 콩을 나눕니다. 오른쪽에 앉은 녹두 한 알, 가운데 앉은 큰토끼 한 알, 왼쪽에 앉은 작은토끼 한 알, 방향을 바꾸어 큰토끼 한 알, 녹두 한 알, 다시 방향을 바꾸어 큰토끼 한 알, 작은 토끼 한 알. 이렇게 나눕니다. 차례대로 나눈 것 같은데, 큰토끼 몫으로 볶은 콩이 더 쌓이는 건 왜일까요? 녹두도 작은 토끼도 큰토끼 몫이 왜 더 많은지 이해를 못하지요.
큰토끼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직도 갸웃거리는 녹두를 바라봅니다. 아니 어쩌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보며 “너희는 이해했지?” 하고 묻는 듯합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큰토끼의 꾀를 알아채는 순간 “토끼 너! 정말!” 이렇게 외치게 됩니다.
친구에게 읽어 주고 함께 웃고 싶은 이야기
“그러게 말이야, 왜 그렇게 됐지?”
《토끼, 너!》는 다른 사람에게 읽어 주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말맛이 살아 있는 경쾌한 글 때문에 소리 내어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뿐더러, 처음 보는 이가 큰토끼의 꾀를 얼마나 빨리 알아챌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나눠 읽고 싶다는 건, 그만큼 이야기에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함께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 안에 담긴 유머를 곱씹으며 같이 웃을 수 있다는 점이 이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유머러스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림도 매력적입니다. 화사하고 경쾌한 그림은 캐릭터들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화가 나 찡그린 눈썹, 지루함을 참아 내는 몸짓, 뚝뚝 떨어지는 눈물, 콩을 먹느라 볼록해진 얼굴을 보면서 세 친구의 순수한 매력에 폭 빠져듭니다. 순진한 녹두, 능청맞은 큰토끼, 덜렁이 작은토끼가 엎치락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