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 안 돼? 울면 온대!
눈물을 먹으면 쑥쑥 커지고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인대!
검증된 ‘눈물 맛집’ 예송이 VS 뻔뻔한 ‘눈물 먹보’ 울음벌레
눈물을 건 한판 승부?!
예송이는 툭하면 눈물부터 나는 친구예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우느라 제대로 못 할 때가 많지요. 오늘은 울지 않겠다고 등굣길에 엄마와 약속했는데, 지호 때문에 예송이 울음보가 또 터지고 말았어요. 한번 울기 시작하면 그치기도 쉽지 않아요. 결국 예송이는 담임 선생님 손에 이끌려 보건실에 갔다가 ‘울음벌레’와 마주쳐요. 예송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벌레인데, 울음벌레는 말도 해요.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이고 예송이 눈에만 보인대요. 게다가 예송이 눈물을 쭉쭉 빨아 먹고 몸집을 쑥쑥 키우지요. 엄마한테 얘기해도 농담으로 넘기니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할까요. 그때부터 울음벌레는 예송이 옆에 딱 붙어서 예송이가 울기만 기다립니다. 날마다 예송이만 쫓아다니며 울어라, 울어라, 주문을 외는 이 뻔뻔한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른들도 곧잘 감정에 휘둘립니다. 하물며 감정이 훨씬 싱싱하고 다채로운 어린이들은 말할 것도 없지요. 하고 싶은 말보다 울음이 먼저 나오고, 울음이 그치지 않아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속상한 마음에 또다시 눈물이 나고……. 정희용 작가는 예송이 이야기를 통해 좀처럼 벗어나기 힘든 ‘울음’의 굴레를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담아냅니다. 어린이가 책을 읽으면서 자기 마음을 돌아보고 내 마음이 이랬구나 하고 깨닫게 도와주지요.
예송이 앞에 나타난 ‘울음벌레’는 눈물을 먹을 때마다 몸집이 커지고,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고 불안한 어린이의 마음을 형상화한 이 캐릭터는 김보라 작가의 손에서 얄밉지만 싫지 않은 귀염둥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아무리 벌레를 싫어하는 어린이라도 이 녀석이 무섭고 징그러워서 책을 덮는 일은 없을 거예요. 울음벌레는 예송이를 겁주거나 위험에 빠뜨리지 않습니다. 그저 능글맞게 쫓아다닐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