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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벚꽃 칸타타로 떨어지는 봄을 본다 - 지혜사랑 시인선 284
저자 전금란
출판사 지혜
출판일 2024-03-19
정가 10,000원
ISBN 9791157285365
수량
시인의 말 5

1부 꽃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꽃댕기 12
벚꽃 칸타타 14
개와 산책하는 봄 16
사랑은 봄비처럼 18
목련이 발톱을 세울 때 20
숲속에서 춤추는 발레리나 22
사랑으로 올라가는 온도 23
아카시아 카페 25
아가미가 꽃으로 핀다 26
뒤뜰은 대나무 정원 27
꽃씨 여인 29
코스모스 소녀 31
동백 아가씨 32
삼월에 동백 터널을 걸으며 34
겨울이 만든 향수 35
벚꽃거리 37

2부 상상으로 이어진 세상

통닭 장례식 40
거미 DNA 42
물의 문자 44
장비 없이 벽을 타는 손도장 46
산양이 신은 구두 48
바다 여자 50
잠자리 영정 사진 51
시간여행자 53
어머니의 항아리 55
뜨개질 56
쇼윈도 앞에서 58
노을 사슴 60
선비족이 사는 바다 61
고속도로 묵시록 62
목격자 진술 64
타락 천사 66

3부 일상에서 일어나는 변주

구름이 쓴 캘리그라피 70
해킹 71
간주곡 73
개운죽 74
바이올린 연주자가 보내는 신호 75
주꾸미 장례 문화 77
사이렌 소리를 들을 때마다 79
어떤 잡채 81
느티나무 고목 84
고엽 86
동거 88
골든타임 90
마스크 92
감나무에 걸린 전화기 94
홍시 96
감나무 백화점 98
사월에는 깊은 잠수를 한다 100
포커페이스 102

4부 다리를 잘라버린 뱀

변온 동물이 된 이유 106
뱀 독서법 108
메두사 머리카락 110
상형문자 유래 112
물뱀에 대한 소문 113
상강霜降 114
강이 폭음할 때 115
숨바꼭질 117
얼음 독사 119
사랑은 허물을 벗는다 121

해설/ 자의식으로 발화되는 시편 혹은 몸짓들/ 권혁재 123
창가를 통해 보는 꽃밭/ 유언을 말하는 아내처럼/ 꽃잎 입술이 바람에 떨린다// 자궁을 닮아 부푼 씨방/ 노랗게 익은 씨앗 주머니/ 큰기침 한 번에// 사방으로 튀어나간/ 사리 알 같은/ 작은 씨앗// 마당에 핀 봉선화처럼/ 움직임이 없는/ 병실의 아내/ 여름과 가을/ 계절 옷을 갈아입어// 봉선화 씨앗 주머니가 터지듯/ 아픈 아이들에게/ 씨앗을 나눈 꽃씨 여인// 내 사랑/
꽃씨 여인 떠난 뒤,/ 내 머리카락에 서리가 내려 하얗다
- 꽃씨 여인 전문

전금란은 “마당에 핀 봉선화”에서 “병실의 아내” 그리고 “내 머리카락에 내린 하얀 서리”의 정경을 존재론적 시선으로 자의식을 잘 정치하여 빚어낸다. 특히 “유언을 말하는 아내”에서 “자궁을 닮아 부푼 씨방”의 부분에 이르러서는 아내의 병이 위중함을 의식하게 해준다. 머지않아 아내는 “봉선화 씨앗 주머니가 터지듯” 떠나갈 것이고 화자는 그런 “꽃씨 여인”을 바라보며 삶의 존재를 새삼 되새기는 자의식의 내면과 마주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가치관이나 사유하는 세계가 다른 데서 관계가 깊은 연유에서다.

화자는 “창가를 통해 보는 꽃밭”에서 봉선화를 보고 있지만 “꽃잎 입술이 바람에” 떨리고 “큰기침 한 번에// 사방으로 튀어 나간/ 사리알 같은” 불안한 징조에 직면하게 된다. “움직임이 없는/ 병실의 아내”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아픈 아이들에게/ 씨앗을 나눈 꽃씨 여인”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은 머리카락에 서리가 내릴 정도로 이타적인 자의식으로 가득 차 있기까지 하다. 이러한 자의식은 “계절 옷을 갈아”입고 “씨앗을 나눈 꽃씨 여인”에서 “내 사랑/ 꽃씨 여인 떠난” 것으로 각인시켜 내고 있다.

바람에 떠는 꽃잎 입술, 노랗게 익은 씨앗, 아픈 아이들, 내 사랑, 꽃씨 여인 등의 이미지들은 화자가 지적하고자 한 궁극적인 자의식의 내면이다. 떨리고, 터지고, 튀어 나간 작은 씨앗 등은 개별성을 가진 자의식으로 화자의 본모습뿐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