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한복판에 내던져진 이 시대의 초상
최윤석 작가의 첫 소설집 『셜록의 아류』는 시대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비윤리적인 ‘생각’과 ‘행위’에 ‘무감각’해지는 사회문제를 비판한다. 모든 인간은 욕망하고, 욕망은 본능이다. 그러나 욕망하는 대상을 쉽게 취할수록, 인간은 본래 목적을 망각하고 더 큰 쾌락과 자극을 좇는 데 중독된다.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과 ‘수단’의 본질이 균형을 이룬다면 더없이 이상적이겠으나, 대개는 ‘목적’을 이루려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이 시대는 그리고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시작된’ 비극에 내던져진다.
표제작인 「셜록의 아류」는 자신이 ‘신’이 되었다고 믿는 주인공 ‘현식’의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담아낸다. ‘현식’은 어렸을 적부터 천재라 불리며 자라왔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녹록지 않은 현실에 부딪쳐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우연히 드라마 [셜록]을 알게 된 ‘현식’은 자신도 ‘셜록’처럼 천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혹은 이미 천재지만 그 잠재력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고,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고자 ‘셜록’이 되기로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현식’은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욕망을 갖는다. 더욱 특별한 삶을 원하고, 타인에게 인정받음으로써 ‘나’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할 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셜록’처럼 추리하기 위해 스토킹을 하거나 남의 집에 도청기를 설치하는 등의 행위는 본질과 어긋난 욕망의 발현일 뿐이다. 작가는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르고도 마치 정의를 구현한 듯 뻔뻔하게 “정신 승리” 하는 ‘현식’의 어리석은 면면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제 삶을 돌아보게 한다.
「얼굴」은 한 부부가 갓 태어난 아기를 처음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아기를 품에 안은 부모는 새로 찾아온 생명에 경이로워하는 대신, 그들의 성형 전 얼굴과 닮은 아기의 ‘외모’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기와의 첫 만남이라면 으레 떠오르는 감동적인 장면을 찾아볼 수 없는데, 거기에 아이를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