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코끼리’라는 동물이 살았습니다.
다리는 바오바브나무처럼 굵고,
코는 지평선처럼 길고,
귀는 콘도르의 날개처럼 크고,
상아는 하얗게 빛나는 보석 같았습니다.’
옛날에 지구 별에서 살았던 ‘코끼리’라는 신비로운 동물을 상상하는 장면이 흑백의 연필 소묘에 담기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가족도 친구도 없이 세상에 혼자 남게 된 마지막 코끼리가 보입니다. 숨을 죽인 채 웅크리고 있는 코끼리 머리 위로 어디선가 사과가 떨어집니다. 사과는 슬픈 코끼리에게 말을 걸고, 달콤한 즙을 내어주고, 여행에 초대합니다. 코끼리는 사과를 머리에 얹고 마지막 여행길을 떠납니다. 사흘 밤낮을 걸어 도착한 곳은 반짝이는 물이 가득했습니다. 코끼리는 사과에게 그동안 꼭 묻고 싶었던 질문을 합니다.
“만약에 상아가 없었다면 우리는 다 함께 살고 있지 않을까?”
만약에 코끼리의 상아를 탐하는 인간이 없었다면 코끼리는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요? 인간의 이기심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많은 생명을 멸종 위기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2023년 《세계 고양이의 날》로 소개된 이노우에 나나 작가가 처음으로 만든 그림책으로 인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가까운 미래에 코끼리라는 생명체가 영원히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지 않으면 죽지 않습니다!”
‘상아의 저주’로 멸종 위기에 놓인 코끼리
지구상에서 가장 큰 육상동물인 코끼리는 잔인한 지배자인 인간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바로 ‘상아의 저주’ 때문입니다. 코끼리는 손처럼 사용하는 긴 코뿐만 아니라 거대한 상아로도 유명합니다. 상아는 코끼리의 위턱에 길게 자라나는 송곳니로 땅을 파서 지하수를 구하거나 자신을 지키는 무기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코끼리의 상아로 만든 장식품이 값비싸게 판매된다는 것입니다.
상아를 얻기 위한 무분별한 밀렵으로 코끼리의 목숨을 빼앗고, 멸종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