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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잠자 - 래뱃속 창작그림책 60 (양장
저자 경자
출판사 고래뱃속
출판일 2024-03-18
정가 17,000원
ISBN 9791193138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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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가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요?

우리 집엔 죽어도 남에게 보일 수 없는 가족이 있어요. 이름은 잠자. 매일 방 안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리는데, 밤만 되면 집 구석구석을 기어 다녀요. 상상이 돼요? 얼마나 끔찍한지 몰라요. 쭈뼛 솟은 더듬이와 징그러운 다리로 사사삭 옆을 스쳐 가면 온몸에 소름이 끼쳐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어떻게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고, 같은 방에서 잠을 자겠어요? 솔직히 가족이라고도 부르고 싶지 않아요. 다른 가족은 다 평범한데, 어쩌다 잠자는 저렇게 된 걸까요?
이런 잠자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린 잠자가 다른 사람들처럼 살았으면 좋겠어요. 정장을 입고 회사에 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결혼도 하는,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삶 말이에요. 설득도 해 봤지만, 잠자는 그른 것 같아요. 하지만 이대로 포기했다간 잠자는 분명 이 사회에 쓸모없는 해충이 되고 말 거예요. 하나뿐인 가족인 우리가 무슨 수를 써서든 도와야 해요. 아무래도 잠자의 머리에 난 더듬이가 문제인 것 같아요. 더듬이가 쫙 펴질 때면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그림을 그리거든요. 저것만 없으면, 잠자가 우리랑 똑같아지지 않을까요? 평범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밤 잠자가 깊은 잠에 들면, 우리 가족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어요. 이건 다 잠자를 위해서예요!

나다움이 손가락질당할 때

가족들에게 잠자는 큰 골칫거리입니다. 자신들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잠자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남들보다 뛰어나진 않더라도 하다못해 평범하기만이라도 바라는 것이 가족의 마음이건만, 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요? 가족들이 잠자에게 바라는 ‘평범함’이란 대단히 특별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평범하게 회사에 가고,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그렇게 남들처럼 사는 일. 이는 우리가 속한 사회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과는 다른 모습을 지닌 잠자가 남들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