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를 통해 펼쳐지는 인문학의 향연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까지 마친 글쓴이답게 이 책에는 제임스 조이스를 비롯한 영문학 대가의 작품들이 BTS의 음악과 뮤직비디오, 노래 가사들에 줄줄이 소환된다. BTS의 어떤 앨범에서는 엘리엇의 시 「J. 프레드 프루프록 연가」의 서로 상반된 두 자아의 극적 독백의 방식을, 대부분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시,「황무지」에서 보여주는 영화적 몽타주 기법을 발견하고 짚어내기도 한다. 또, 심리학 이론을 시로 승화시킨 예이츠의 시각으로 BTS의 음악을 살펴보기도 한다.
“BTS는 융의 심리학 이론을 음악과 뮤비라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내가 공부하고 연구해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는 융의 심리학을 시 예술로 승화시킨 아일랜드 국민 시인이다. 융의 심리학이라는 창으로 이 앨범을 분석하는 것에서 나는 한발 더 나아가 예이츠 ‘시창詩窓’으로 BTS 예술을 엿보았다. 카메라 렌즈 같은 ‘상징시창’으로 밀고 당겨 바라본 BTS 예술의 광대함과 섬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런가 하면 글쓴이는 1960년대 유럽에서 촉발된 ‘수용미학’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1980년 미국의 ‘독자반응비평’의 관점에서 BTS와 팬덤 아미의 관계를 바라보기도 한다.
“BTS 음악은 전 세계 아미들의 적극적인 해석에 의해 끊임없이 새로 태어나고 자란다. 심지어 창작 과정에서부터 아미들의 존재는 방탄의 의식 무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미를 방탄 음악의 공동 창작자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아미가 BTS 무대 공연 기획과 연출의 반을 차지한 장면을 보고 정신이 번뜩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 BTS와 ARMY를 기점으로 대중예술의 생산자와 소비자(수용자 사이의 일대 패러다임의 전환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BTS 뮤직비디오에는 소설, 시, 미술, 무용, 철학, 신화, 역사, 종교 등 다양한 학문, 예술 분야와 인접 매체인 영화가 상호텍스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