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시점으로 돌이켜보는 참사의 타임라인
2024년, 어느덧 세월호 참사 10주기이다. 304명의 귀한 생명을 허망하게 떠나보내며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긴 이 참사가 어디서 어떻게 비롯되었는지 그동안 제대로 밝혀졌는가? 누가 사고의 책임자인지 제대로 규명되고 처벌받았는가? 이 그림책은 세월호의 입을 빌려 일인칭 시점으로, 참사의 타임라인을 따라가며 침몰의 원인과 과정을 풀어 나간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배로, 이미 18년 넘게 운항하여 수명을 다해 가고 있었다. 이때 한국에서는 여객선 선령 제한이 20년에서 30년으로 늘어났고, 청해진해운은 낡은 배를 고쳐서 10년 운항하면 큰 이윤이 남을 것으로 계산했다. 들여온 배는 더 많은 승객과 화물을 싣고자 무리한 증개축을 거치면서 복원성(배가 기울었을 때 원위치로 되돌아오려는 성질이 불량해졌지만, 안전 검사는 정밀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2014년 4월 15일, 안개 자욱한 밤에 무리하게 지연 출항한 세월호에는 과적 화물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채 실렸고, 평소에는 꺼 두었던 낡은 타기 한 대도 늦은 출항으로 당직 루틴이 꼬이는 바람에 그대로 켜져 있었다. 4월 16일 아침, 좁고 유속이 빠른 맹골수도를 지날 때 지휘를 맡은 이는 3등 항해사였다. 세월호는 방향을 틀다가 타기 장치 고장으로 인해 급선회하며 빠른 속도로 기울었고, 화물칸에 해수가 들이치기 시작했다. 만약 선내 곳곳의 수밀문이 닫혀 있었다면 그렇게 빠른 속도로 완전히 침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장과 선원들이 먼저 피신하지 않고, 안내에 따라 선내에서 대기하던 승객을 갑판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며 구명보트를 적극 사용했더라면 어땠을까. 해경이 윗선에 보고하는 일만 신경 쓰지 말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움직여 기민하게 선내 승객 구출에 나섰더라면 어땠을까. 대통령과 청와대 조직이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이 정도로 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또다시 세월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