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내면 만날 수 있는 감각과 경험 들
《해가 늦게 뜨는 아침》은 노새와 젖소, 조랑말이 떠나는 당차면서도 귀여운 모험을 그린다. 농부 아주머니를 깨우기 위해(사실은 아침밥을 먹기 위해 올빼미의 조언에 따라 ‘세상 끝’으로 해를 찾으러 떠난 이 모험은 사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헛간에서 농부 아주머니가 살고 있는 집 앞까지 걸어가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이 세 동물은 자신들이 살고 있던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존재와 알지 못했던 풍경 들을 만난다.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이 바짝 붙어 서서 걸어가요. // 젖소가 주둥이로 잠든 양을 톡 쳐요. / 그러곤 이슬이 맺힌 양털의 서늘한 감촉을 느끼며 물어요. / “양은 무슨 꿈을 꿀까?” // “양이 나오는 꿈을 꾸지.” / 노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대답해요. _본문 중에서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은 / 집에서 너무 멀어지니 겁이 나서 /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요. / 사각, 사각, 사각 / 옥수수 줄기가 몸을 스치는 소리를 들어요. _본문 중에서
이슬이 맺힌 양털의 서늘한 촉감, 옥수수 줄기가 몸을 스칠 때 나는 사각사각한 소리…….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은 이 모험을 통해 처음 느껴 보는 감각과 감정 들을 경험하게 된다. 따뜻한 헛간과 좁은 농장 마당에서는 상상해 본 적 없는 것들이다. 독자 혹은 인간이 보기에는 사소하고 하찮아 보일지 몰라도, 세 동물에게는 ‘어디서 솟아났을까 싶을 만큼’ 큰 용기가 필요한 모험이다.
때때로 새로운 경험은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구분 짓는다. 모험을 마친 노새와 젖소와 조랑말은 이제 해가 늦게 뜨더라도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해가 세상 끝에서 뜬다는 걸, 해가 뜰 때는 수탉이 운다는 걸, 해가 아무리 늦게 뜨더라도 농부 아주머니는 아침밥을 주러 올 거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옛이야기식 안정된 구성, 즐거운 혼란을 주는 흥미로운 서사
<아모스 할아버지> 시리즈,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등의 전작을 통해 서정적이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