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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문어의 여행 (양장
저자 김현례
출판사 사계절
출판일 2024-03-20
정가 16,000원
ISBN 979116981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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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여행이야!
자유로운 영혼, 문어가 말하는 여행의 참맛
빨간 자동차에서 막 내린 분홍 문어가 재밌는 표정으로 ‘안녕?’ 하고 발을 흔듭니다. 표지에서 태연하게 첫인사를 건넨 문어의 여행은 사실 위기의 문턱에서 시작됩니다. 그물에 걸려, 문어에겐 죽음의 장소일 육지에 잡혀 온 상황. 이렇게 여행의 결심은 어딘가에서 훌쩍 벗어나고 싶을 때 찾아오곤 하지요. 빨간 대야에 담긴 문어는 슬그머니 발을 뻗어 딱딱한 땅을 디디고, 깜찍한 위장 전술로 조심스럽게 바닷가를 벗어납니다. 뜻하지 않게 당도한 곳은 사나운 개집 앞, 발길을 돌린 곳은 싱그러운 꽃밭입니다. 황홀할 수도 두려울 수도 있는 낯선 세상을 그때그때 수월하게 받아들이면서, 문어는 자신이 향해야 할 곳에 점점 다가갑니다.
문어가 들려주는 여행담을 따라가면서 여행의 묘미를 떠올려 보게 됩니다. 새로운 경험을 홀가분하게 즐기기, 미련을 내려놓고 떠날 때 떠나기. 막상 손에 쥔 게 많아 이렇게 멋진 여행을 하기란 쉽지 않기에, 더욱 동감하며 미소 짓게 됩니다. ‘맞아, 여행은 이렇게 하는 거지.’ 하면서요.

어디에나 감쪽같이 달라붙는
문어가 있는 풍경
『문어의 여행』은 문어의 몸짓처럼 구불구불한 펜선, 슥슥 발린 채색으로 시원스럽게 그려졌습니다. 여행의 한 장면을 완성하는 데 최소한의 배경만 툭툭 놓이고 하얀 여백으로 공간을 열어 둡니다. 그림의 매끄러운 흐름이 자유 여행의 느낌을 한층 살려 주지요. 그 안에서 주인공 문어는 돋보이지 않게 창의적으로 풍경에 숨어듭니다. 의자인 척, 킥보드인 척, 화분인 척 열심히 새 환경에 어울려 보려는 문어의 재치가 참 재미납니다. ‘문어처럼 유연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문어는 다시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봐도봐도 재밌는 게 많지만, 내가 머물 곳은 아니야.’ 이제 그만 있는 그대로 문어답게 살고자 담대하게 날아오릅니다.

삶이라는 여행, 문어처럼 용감하게, 문어처럼 유연하게!
여행은 보이는 풍경도 보는 눈도 새로워지는 경험입니다.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