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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갑자기 치타 동생 - 난 책읽기가 좋아 (양장
저자 소연
출판사 비룡소
출판일 2024-03-20
정가 13,000원
ISBN 978894916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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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느바멍고
2. 수상한 나무 인형
3. 치타가 됐어요!
4. 오빠와 산에서
5. 무서운 마취총
6. 관심받는 방법
7. 털 알레르기
8. 사라진 오빠
9. 오빠, 우리 오빠

오빠랑 놀고 싶은 동생, 동생보단 친구가 더 좋은 오빠

한 살 터울 남매 윤찬이와 윤이. 둘은 한때 정다운 남매였다. 아주 어릴 땐 아마도 서로가 유일한 친구였을 것이다. 동생 윤이와 잘 놀아 주던 오빠였지만, 윤찬이는 이제 친구와 노는 게 훨씬 즐겁다. 자꾸 따라붙는 동생은 귀찮으면서도, 괜히 자꾸만 놀리고 싶다. 약이 올라 씩씩대며 쫓아오는 동생에게 ‘느바멍(느린 바보 멍청이’라는 별명도 지어 줬다. 윤이는 그런 오빠가 미우면서도 여전히 같이 놀고 싶고, 오빠 가는 곳에는 다 따라가고 싶다.

“왜? 내 생일이니까 같이 놀자! 응?”
“너랑 노는 건 재미없어!”
오빠는 현관문을 열고 후다닥 나가 버렸어요.
예전에는 오빠가 잘 놀아 줬어요. 도화지로 보드게임도 만들어 줬고요. 같이 편 먹고 게임도 자주 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친구와만 놀고 나와 놀아 주지 않아요. 그래서 속상해요.
나는 오빠를 따라 나왔어요. 멀리서 놀이터 쪽으로 달려가는 오빠가 보였어요. 이번에는 꼭 따라잡을 거예요.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도록 뛰었어요. 골목 끝까지 쫓아갔지만, 오빠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요. 갑자기 사라져 버린 거예요. _본문에서

그런 윤이 앞에 웬 택배가 도착한다. 치타 인형이다. ‘인형에게 소원을 말해 보세요’라고 적힌 쪽지와 함께.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나는 것이,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안에 여러 개의 다른 인형이 더 들어 있나 보다. 집에 돌아온 오빠는 인형을 만져 보겠다며 쫓아오고, 윤이는 달아나며 인형을 안고 소원을 빈다. “오빠보다 빨라지고 싶어!” 장난치려고 다가오는 오빠에게서 도망치고도 싶고, 또 자기를 따돌리고 놀러 나가 버리는 오빠를 놓치지 않고 따라잡고 싶은 마음도 담겼을 것이다. 소원은 즉시 이루어져 윤이는 치타가 되고, 오빠를 향해 으르렁대며 입을 쩍 벌린다. 입장이 바뀌었다. 이제 윤이가 오빠를 실컷 놀릴 차례다!

겁에 질린 오빠의 모습을 보니까 실실 웃음이 나왔어요. 나를 그렇게 놀리더니 쌤통이지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