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프롤로그
3월 14일 ♥ 동구랑 동네 한 바퀴
3월 21일 ♥ 봄이 왔어요
3월 어느 주말 ♥ 둘 보다는 셋
4월 3일 ♥ 중성화 수술 후 오랜만의 나들이
4월 11일 ♥ 꽃내음 킁킁 맡으며 뛰놀기
4월 16일 ♥ 하네스를 하자!
4월 25일 ♥ 3대가 함께 대공원 나들이
4월 어느 날 ♥ 나를 끄집어내준 존재, 동구
5월 5일 ♥ 1박 2일 최장거리 산책
5월 어느 날 ♥ 너는 뭐가 그리도 신기하니?
7월 어느 날 ♥ 밤을 걷는 동구
펫 프렌들리에 대하여
8월 28일 ♥ 우중산책
9월 어느 날 ♥ 호적수 개할범의 등장!
10월 어느 날 ♥ 무리한 산책에 탈이 날 수도 있다
10월 어느 날 ♥ 너와 나의 사계절
11월 어느 날 ♥ 만지지 마세요
11월 12일 ♥ 어서 와, 차이나타운은 처음이지?
11월 셋째 주 ♥ 두 남자의 산책
11월 넷째 주 ♥ 하룻강아지 개이모 무서운 줄 모른다
12월 어느 날 ♥ 겨울은 싫지만 난로는 좋아
1월 어느 날 ♥ 눈이 왔어요
2월 어느 날 ♥ 입장료가 아깝지 않게 놀아줘
숲속으로 가자
꼬마, 너를 잊지 않을게
에필로그
부록 ♥ 동구의 행동발달 연혁 / 동구 화보
〈small tip contents〉
반려견의 인사법 / 반려견의 주인 우선순위 / 목줄과 하네스 / 반려견과의 여행
반려견과 놀아주기 / 반려견의 패션 / 반려견의 식사
사랑스러운 반려견 동구와 작가 부부의 소소한 일상
동구가 우리에게 온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깜찍한 외모는 어느덧 이름처럼 구수하고 순박하게 변해버렸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이 더 사랑스럽다. 함께해온 시간이 켜켜이 쌓여 우리는 더 끈끈해졌다.
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사료를 허겁지겁 먹던 폭풍 성장기가 지나가고 동구는 이제 밥투정을 하며 끼니를 건너뛰고 단식투쟁을 한다. 발가락을 자꾸 물어 집안의 양말이란 양말은 죄다 뜯어놓던 질풍노도의 시기가 지나가고 동구는 이제 양말에 사료를 넣어 던져도 반응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파의 천을 물고 뜯고 솜을 파헤쳐 못쓰게 만들던 파괴자가 이제는 새 소파 위에서 얌전히 잠을 자고 가끔은 배를 발라당 보여주며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주인이 외출하려고만 하면 문을 긁으며 낑낑대더니 이제는 멀찌감치 서 쳐다보기만 할 뿐이다. 헛짖어서 주인을 노심초사하게 만들더니 이제는 짖는 법을 잊어버렸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차를 타지 않으려고 기를 쓰며 힘을 주던 녀석이 이제는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바람을 느끼며 드라이브를 즐긴다.
정말 거짓말같이 일 년 사이에 동구는 말을 잘 듣는 순하고 착한 강아지가 되었다. 기록을 해두니, 동구와 나의 사계절이 오롯이 남았다. 동구와 산책하는 길 위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요 녀석을 만나기 전에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주위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무감각했다. 어린 시절 가만히 들여다보던 개미도 책 사이에 넣어 말리던 낙엽도 관심 밖이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얼마나 상쾌한지 양지바른 곳에 가만히 내리쬐는 햇빛이 얼마나 따스한지 잊고 지냈다. 그런데 그 모든 걸 동구와 산책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다. 아니, 기억을 되찾았다는 게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강아지 한 마리가 사람의 생체나이도 거꾸로 돌려놓는다. 결혼과 동시에 무의식중에 멀어진 친정부모님과의 관계회복에도 강아지가 큰 역할을 했다. 지독한 슬럼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