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야”
세상을 더 적게 차지하고, 욕망을 감춘 채 살아가는
흔들리는 존재들의 허기, 불안 그리고 사랑
강화길, 이소호 작가 추천
2020 포티코상(Portico Prize 수상 작가
1992년생 영국 북부 출신의 제시카 앤드루스는 현재 MZ세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목소리로 뜨겁게 주목받는 작가다. 앤드루스는 신작 《젖니를 뽑다》에서 위태롭지만 뜨거운 20대 여성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주인공 여성 ‘나’는 결핍과 불안정, 노동자 계층 가족, 끝없이 ‘표준’을 강요하는 사회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켜내려면 ‘몸이 더 작아져야 한다’고 믿으며 자란다.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날씬한 사람을 세련된 사람으로 여기며 식욕과 욕구를 억제하고, 실현 불가능한 이상을 자신에게 강요해온 그녀는 28세가 되던 해에 만난 ‘당신’에게 빠져든다. 그의 존재는 그녀로 하여금 이제까지의 삶에 의문을 제기하고 과거를 직면하게 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녀를 런던에서 바르셀로나로, 관능과 감각으로 가득한 새로운 삶으로 이끌지만 그녀는 “욕구가 충족되는 데 익숙하지 않(285쪽”기에, 여전히 불안함을 느낀다. “어떻게 해야 맞은편으로 갈 수 있는지, 언제나 모든 것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지, 안전하고 따뜻하며 배부르게 살 수 있는지 알지 못(181쪽”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불안과 두려움, 상처받은 영혼의 위치가 그려진다. 그녀는 미처 뽑아내지 못한 젖니 같은 과거의 상처들을 마주하며, 점차 스스로를 돌보는 법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워간다.
“끈끈하고 욕망이 넘치고 얼룩덜룩한 사랑을 원해”
사랑이 가져온 균열, ‘불협화음’으로 써내려간 솔직한 몸 이야기
포티코상을 수상한 데뷔작 《솔트워터》와 이 책, 단 두 권의 책으로 영미권 출판계에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제시카 앤드루스는 시적인 운율을 지닌 특유의 감각적인 언어로, 복잡하고 다면적인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