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에 첫 소설집을 발표하고 세계적 찬사를 받은 천부적인 이야기꾼
자신의 굴곡진 삶에서 발현된 예리한 상상력과 따뜻한 시선
이자크 디네센(본명: 카렌은 덴마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자살로 집안에 그늘이 드리운 한편, 어머니 밑에서 예술과 외국어 공부를 하며 자랐다. 29세에 남작 폰 블릭센과 결혼해 남작부인이 되었고, 케냐에서 대규모 커피 농장을 경영했다. 남편에게 옮은 매독과 투병, 남편과의 이혼, 연인 해턴의 사망, 커피 농장 화재와 경영 악화 등 굴곡진 세월을 보낸 끝에 디네센은 1930년경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몇 년간 써온 글을 모은 디네센은, 여자라는 이유로 가볍게 여겨지고 실패할 것을 우려해 필명을 쓰고, 연인 해턴을 생각하며 영국에서 먼저 책을 내고자 하지만 첫 출간의 길은 험난했다. 하지만 1934년 어렵사리 영국이 아닌 미국에서 발표한 첫 소설집 『일곱 개의 고딕 이야기』가 큰 성공을 거두며, 이후 그녀는 영미권의 대형 출판사에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게 된다. 디네센은 재치 있고 아름다운 글을 쓰는 천부적인 작가로서 헤밍웨이, 요사, 업다이크 등 세계의 문인들에게 찬사를 받고 다양한 분야의 문화인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디네센은 고국에서의 작품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았지만, 덴마크 문단은 그녀의 작품이 이국적이고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디네센은 소설, 회고록, 에세이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활동을 계속하다 1962년 수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불멸의 이야기」 「바베트의 만찬」이 영화화되어 큰 사랑을 받고, 회고록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통해 그녀의 삶이 알려지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고 진리로 남을 그녀의 이야기들이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고 있다.
『바베트의 만찬』 수록작
「바베트의 만찬」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에서 조용하고 검소한 삶을 사는 두 자매의 집에 프랑스인 바베트가 찾아온다. 프랑스 혁명의 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