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생기는 일!
만지의 배달이 생각과 달리 복잡하고 어려워진 것은 만지가 택배 보내는 사람의 이름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홍두리에게 무작정 택배 상자와 좋아한다는 말을 전했기 때문이다. 홍두리를 좋아하는 아이가 누구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밝히지도 않은 것.
작가는 초등학생 사이에 조금씩 싹트는 이성적 감정을 잘 포착해 3권의 주요 소재로 담았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나 짓궂은 식으로 관심을 표현했을 때, 상대에게 개구쟁이 취급을 받거나 오히려 싫어하는 아이가 되는 상황이 일어난다. 좋아하는 마음을 꼭 표현하지 않고 혼자 간직할 수도 있지만, 표현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이상하게 비틀지 말고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상냥한 말투와 태도로 전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아이가 마음을 거절당할까 두려워 그렇게 하지 못한다. 아이들의 무의식에 깔린 욕구에 깊이 천착하는 동시에, 읽는 재미까지 놓치지 않아 아이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박현숙 작가의 글쓰기는 무지개 택배 마지막 권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림자를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
그림자의 정의는 사전에 이렇게 나와 있다. ‘물체가 빛을 가려서 그 물체의 뒷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늘.’ 흔히 그림자와 존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비유되는데, 박현숙 작가는 이 개념을 통해 아이들이 어떤 일로 인해 자기 그림자를 누군가에게 팔아버리고 그림자가 다시 주인을 찾아오려 애쓰는 무무무 무지개 택배 이야기를 만들었다.
초등 고학년 시기는 ‘나’는 누구이고, 나를 둘러싼 타인, ‘남’은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의식하게 되는 때다. 남과 나를 의식하고 비교하는 가운데 자기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거나 자기 마음대로 안 될 때는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이다. 즉 고민이 가득한 초등 고학년 시절부터 청소년기가 순간의 잘못으로 자기를 소홀히 대할 때일 거라 작가는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동화에서는 아이들이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작은 깨달음을 얻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