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스토리, 로맨스, 좀비… 장르의 기발한 결합!
그 결과 섭취가능한 초콜릿보다 녹는점이 높고, 관절을 접을 때 부서지는 게 아니라 수축과 팽창을 하며 코팅상태를 유지하는 좀비 전용 초콜릿이 개발되었다.
_28 쪽.
『초코 좀비』가 그려내는 세계는 마치 많은 것들이 긍정적으로 이룩된 한국의 미래를 보는 것만 같다. 다양한 외국인 학생들이 큰 차별을 받지 않은 채 학교를 다니는 풍경이 그려지는가 하면, 정체불명의 거대한 수호수가 지구 한복판에 나타나 기후를 전부 안정시키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런 미래가 온다고 해서 완전히 차별이 사라질까? 그동안의 차별되었던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게 된다고 해서, 혹은 제도적으로 소수자를 배려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소수자들에게 배려하는 태도를 가질까? 『초코 좀비』는 바로 이 지점에 대해 절묘하게 질문한다.
소설이 도덕과 윤리적인 지점에 이르는 방식은 흔하거나 평면적이지 않다. 여름날의 청춘 이야기, 십 대들만 겪을 수 있는 감정적 소용돌이 속 로맨스와 좀비 소재를 활용하여 전에 보기 힘든 작품으로 탄생한 소설이 바로 『초코 좀비』이다.
소설은 십 대 시절에만 겪을 수 있는 대화, 아이들의 사실적인 사회를 일부 재현하고 있기도 하며, 초코 좀비라는 존재가 학교의 학생으로 등교한다고 했을 때 벌어지는 일들을 그와 결합하고 있다. 김청귤 작가는 이 소설이 “누구나 낯선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상기하며 집필했다고 한다. 흔히 소수자라 칭해지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에서 낯선 존재가 되어 괴물처럼 취급을 당하고는 한다. 하지만 소수자들 역시 일상을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물론 그 일상에는 수많은 구조적 불평등이 자리하기에, 같은 일상이라도 소수자가 아닌 존재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초코 좀비』는 청춘의 일상을 소수자의 시점에서 다시 그려낸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책 속에서
추우면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나무와 반대로, 좀비는 날이 너무 더우면 살이 부서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