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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히아킨토스 - 고블 씬북 시리즈
저자 박애진
출판사 고블
출판일 2024-03-28
정가 14,000원
ISBN 9791159258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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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킨토스
작가의 말

사랑인가, 학습된 반응인가. 추방인가, 폐기인가.
귀족 사회에 깊이 침투한 로봇 ‘제로델’을 둘러싼 암투와 욕망.

제로델은 유르베에서는 최초로 로봇으로서 시민권을 받았고, 중세 왕정 분위기를 내기 위해 만들었던 감옥에 갇히는 첫 번째 시민이 되었다.
-26쪽

인간을 닮은 인공지능 로봇이 인격체인지 아닌지를 판명하는 소설은 지금 시대에 이르러서는 너무 클래식하다고 여길 SF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소재를 어떻게 다루었느냐에 따라 클래식한 소재는 그저 고전적인 것이 아닌 특수한 소재가 된다.『히아킨토스』는 독특한 배경 속에 문제적 등장인물들을 등장시켜 클래식한 소재를 정면으로 돌파해나간다.

‘유르베’는 마치 빅토리아 시절 왕정과 귀족 사회의 풍경을 재현해놓은 듯한 소설이다. 대개 SF 콘텐츠는 우주 개척 시대임에도 왕정 시대로 회귀한 설정을 차용할 때, 저마다의 이유를 지니고 있다. 인공지능과의 오랜 전쟁으로 인해 문명이 파괴되어 제국의 환경을 갖추었다든지, 다른 문명과의 오랜 단절 때문에 정치 시스템이 후퇴했다든지 등등. 『히아킨토스』의 행성 ‘유르베’는 독특하게도 너무나 많은 풍요와 평화 때문에 왕정이 정착되었다는 설정이다. 풍부한 자원을 갖춘 시민들이 역할극으로 즐기던 귀족 놀이가 진짜 정치 환경으로 구축된 것이다.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귀족정. 그러나 누구에게도 과한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 느슨하고 평화만이 가득한, 동시에 많은 이들이 욕망이 실현되기도 하는 사회. 유르베는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한 곳이다. 하지만 이 유르베 또한 로봇 제로델의 파괴하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두 분파가 갈등하게 된다.

이때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카이유와’가 등장한다. 어두운 과거를 뒤로 하고 유르베에 정착해 신부가 된 그는 유르베 사회 속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만나며, 제로델과 얽힌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듣는다. 그리고 유르베 사회에 속한 인물들이 각종 트라우마와 딜레마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제로델은 그들의 욕망을 실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