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이렇게 하기 싫은 거 하면서 산다고? 진짜로?’
직장 생활 1년 차, 찍먹해 본 사회인의 삶은 산삼보다 썼다. 퇴근하자마자 잠자리에 누워 다음날 출근 걱정을 하던 와중, 그저 좋아하는 글을 읽고 쓰며 보내던 대학교에서의 시간이 미친 듯이 그리워졌다.
한 학기에 한 편도 못 써도 웃고, 열 편을 망쳐도 웃고, 세 시간 동안 합평하고도 아쉬워 실습실에 다시 모이고, 시험공부할 때에도 굳이 문학 도서가 모여 있는 도서관 5층까지 올라가 자리를 잡던, 그날들은 다 어디로 갔지? 붙잡지 않으면 흘러갈 것이 분명했다. 그 시간을 묶어두고자 그 시절에 쓴 글을 엮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거짓된 나’는 있다. 나에게는 그것이 리리카였다. 미워한 만큼 사랑했던, 거짓된 나.
“진실한 가짜만이 줄 수 있는 기쁨”은 어느 한 시절의 나를 살아가게 했다. 하지만 리리카와 나는 언젠가 반드시 헤어져야만 했다. 그래야만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대학교에서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이 책에 실린 15편의 소설, 에세이, 시에는 진실을 주시하는 힘이 담겨 있다. 마법 불꽃으로 반짝거리는 리리카를 앞세운 채 그늘 아래 웅크려 있던 어느 한 시절의 나를 똑바로 바라보려는 의지로 글은 쓰였다. 한때 나의 모든 진실이었던 리리카와 아름답게 작별하려는 마음으로.
멋진 사람, 멋진 물건, 멋진 취향, 멋진 경험을 너무도 간편히 염탐할 수 있는 시대. 이 책을 통해 모두가 저마다의 리리카를 발견하고, 인사하고, 화해하여 ‘진실된 나’를 찾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