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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독립출판] 수면의 고양이
저자 이근영
출판사 북스 오와우
출판일 2024-03-05
정가 17,000원
ISBN 9791198669605
수량
10시 10분의 콧수염 - 9
내 모자, 초록 - 45
다른 두 눈의 노래 - 133
에필로그 - 검은 고양이의 비망록 - 155
잠 못드는 오늘밤, 꿈을 공유하는 고양이가 나타났다.
우리 서로 꿈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수면의 고양이>는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소중한 존재에 대한 자그마한 판타지입니다. 내 안의 어린아이와 만나고 싶은 이를 위한 이야기이며 불완전한 여린 존재들에게 건네는 응원이자 모든 고양이를 향한 사랑의 노래입니다.

도심 한복판의 구시가지, 재개발을 앞둔 어느 골목에 10시 10분 모양의 콧수염을 가진 남자가 있습니다. 보름달이 뜬 어느 날,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를 닮은 검은 고양이가 그를 찾아와 말을 걸었습니다.
단조롭던 꿈과 일상이 다채롭고 신비롭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어딘가 수상한 꿈의 도서관 마우에서 꿈을,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오늘밤, 고양이와 함께 꿈을 공유해 보세요.


책 속에서

p.9
그는 종종 콧수염 뒤로 숨곤 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콧수염이 자신을 지켜 준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콧수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었다. 양팔을 벌린 모양의 풍성하고 잘 정리된 콧수염을. 그러나 콧수염 이외의 다른 특징을 물어보면 아홉 중 일곱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콧수염은 자신을 각인시키고 얼굴의 나머지 부분을 지워버렸다. 콧수염은 그를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 주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방패이며 동시에 그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사람들 속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게 해 줄 마지막 안전장치였다. 그래도 돌아갈 곳 하나쯤은 필요하기에.

p.19
그는 생각을 할 때마다 콧수염 한쪽 끝을 뱅글뱅글 꼬아 위로 잡아당기는 버릇이 있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그는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그렇군요. 라고 말할 뿐이지만 사람들은 만족했다. 그의 콧수염을 보면서 사람들은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고야 말았다는 후회나 수치심 대신 출처를 알 수 없는 아주 자그마한 위안을 얻었다. 그래서 그는 매일 8시 20분 모양의 콧수염으로 가게를 열고 10시 10분의 콧수염이